순식간에 검은 연기가…밀양 세종병원 화재 응급실 CCTV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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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7일 09시 31분


사진=밀양 세종병원 화재 CCTV 영상 캡처
사진=밀양 세종병원 화재 CCTV 영상 캡처
26일 37명의 사망자와 143명의 부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최초 신고가 접수되기 7분 전부터 응급실로 연기가 들어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밀양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병원 응급실 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CCTV 설정시간이 맞는다고 보면 응급실로 연기가 오전 7시 25분부터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초 신고 시각인 오전 7시 32분과 7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응급실 CCTV에서 연기가 나타난 시각은 오전 7시 25분이지만 119에 신고한 건 오전 7시 32분이다. 병원 직원들이 자체적인 소화를 하려다 시간을 다소 지체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응급실 내부 CCTV 영상에는 응급실로 스며든 연기가 순식간에 내부에 가득 차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연기가 들어오자 간호사가 문을 열고 남자 직원이 소화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도 나온다.

검은 연기로 순식간에 응급실 안은 캄캄한 암흑으로 뒤덮이고, 연기 사이로 불꽃이 번쩍이더니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번져간다.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이용재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같은 데서 조사를 해봐야 나오겠지만 지금 영상으로 봤을 때 발화점은 천장 부분인 것 같다”며 “천장에서 발화가 됐고, 그 주위에 가연성 물질이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추측했다.

이 교수는 “천장 부분의 전선이라든지 각종 배관이라든지, 또 천장 같은 데 보온을 위한 보온재·단열재 등이 다량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전기적인 원인에 의해서 불이 붙고 그래서 다량의 연기가 나오고 불꽃이 확산되지 않았나 추정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CCTV 영상에서 연기가 먼저 보이다 이후 불꽃이 포착된 것에 대해선 “연기가 나지 않는 재료들이었으면 불이 확 난 다음에 연기가 나는데 저기에 있는 물질들을 보면 굉장히 연기가 많이 난다. 다른 화재와 좀 다른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경철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이사장은 화재 원인과 관련, “응급실에 난로는 없었다. 처음 목격자에 의하면 응급실 안에 최근 들어 설치한 스탠드형 냉·난방기 2대가 있었는데 그쪽에서 불이 났다, 전기 스파크에 의해서 불이 났다는 소리도 있고, 응급실 천장에서 전기 스파크에 의한 내용으로 불이 났다,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고 당직했던 당직 간호사라든지 원무과 직원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냉·난방기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에 대해 “과열, 전선의 접촉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도 다분히 화재가 날 가능성은 있다”며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전선의 가장 약한 부분이 과열된다. 그 옆에 먼지나 발화될 수 있는 물질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상태에서 발화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냉난방기가 최근에 설치됐다는 부분도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그 건물이 지어질 당시의 전기 용량이 있을 텐데, 새로운 전열기 종류가 추가됐다고 하는 것은 사용 용량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이야기”라며 “다른 병원도 이것과 유사한 위험성은 다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심지어는 새로운 의료기기가 들어왔을 때도 저런 문제는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27일 오전 10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1층 응급실 안팎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한다. 감식에는 소방 관계자뿐만 아니라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도 참여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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