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아 인솔자 없이 캄보디아로 체험학습을 떠난 경남지역 중·고교 여학생 8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5명은 중상, 3명은 경상을 입었다. 정부와 교육부, 경남도교육청은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생명이 위독한 학생 치료를 위해 의료진을 파견했다.
23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김모 양(14)을 비롯한 산청중학교 여학생 5명과 김 양의 언니(16) 등 산청고 1학년생 2명, 태봉고 진학예정자 1명 등 여학생 8명이 22일 오전 7시(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김 양 자매가 머리를 크게 다치고 산청중 조모 양(14)은 골반, 길모 양(14)은 턱뼈 골절 등 5명이 크게 다쳤다. 산청중 노모 양(14) 등 3명은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프놈펜 깔멧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양 자매 가운데 동생은 뇌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머리와 다리, 장기 등의 부상이 심해 수술도 하지 못한 언니는 수혈과 항생제 투여만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지에 도착한 학부모들은 “언니 김 양이 현지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우리 의료진을 보내 달라”고 요청해 청와대와 교육부 협의를 거쳐 의사와 간호사 7명이 파견됐다.
산청중·고교 관계자를 비롯해 경남도교육청 황성윤 장학사와 산청교육청 김성희 장학사, 베트남 호치민국제학교 이윤섭 교감, 김병범 경남도 호찌민사무소장도 현지에서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박종훈 도 교육감은 “해외여행에서 다친 민간인 진료를 위해 정부에서 의료진을 급파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학생들 치료와 귀국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비는 교육청이 우선 부담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들 8명의 학생은 21일 오후 10시경 에어부산 편으로 김해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전 2시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을 마친 뒤 대기하던 승합차에 올라 프놈펜을 거쳐 시하누크빌로 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승합차는 앞서가던 트럭을 추돌했다. 차량 앞부분이 크게 부서졌고 운전사는 현장에서 숨졌다.
학생들 가운데 3명은 성당에 함께 다니는 사이로 지난해 여름방학 등 이미 2~4차례 캄보디아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현지 관광과 체험학습, 성당 방문 등을 마치고 2월 1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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