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뒤 여탕 올라가 대피 외쳤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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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최초신고 카운터 여직원 인터뷰
불났다는 말에 소화기 건넨뒤 신고… 사우나 안에도 화재 알리는것 봤다
1층으로 뛰어나오자 차량 폭발음… 끝까지 남아 구했어야 했는데…

“불이 났다는 말에 소화기를 건넨 뒤 119에 신고했습니다. 2층 여탕에도 올라가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건물에 남아 사람들을 구했어야 하는데….”

21일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 불이 났을 때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한 A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센터 건물 1층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이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처음 출근했다. 화재 당일이 25일째 근무일이었다. 오후 3시 53분 화재 신고 전후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불이 났을 당시 A 씨는 1층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었다. 갑자기 50,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며 “불이 났다”고 소리쳤다. 주차장에는 건물 관리인 김모 과장(51·체포)과 김모 부장(66)이 나와 있었다. A 씨는 카운터 근처에 있던 소화기를 급히 집어 들고 김 과장에게 건넸다. 하지만 소화기는 고장이었다. 김 과장이 “고장 난 것 같다”고 외치자 A 씨는 주차장 입구에서 두 번째 소화기를 찾았다. 경황이 없어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카운터로 돌아가 내선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그리고 1층에 있는 사무실로 뛰어갔다. 이곳에 있던 건물주 이모 씨(53·체포)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 당시 이 씨는 직원 채용을 위해 면담 중이었다. A 씨는 다시 통로에 놓여 있던 세 번째 소화기를 들고 이 씨와 함께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A 씨는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난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2층 여탕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자 세신사와 여성 손님 몇 명이 보였다. A 씨는 “아래층에서 불이 났으니 빨리 피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세신사도 함께 “불이 났다”고 외쳤다. A 씨는 “탈의실에 있던 사람이 (사우나) 안으로 들어가 불이 났다고 알리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다시 1층으로 향했다. A 씨가 내려오자마자 ‘펑’ 하는 차량 폭발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그리고 오후 4시 첫 번째 119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는 “119가 오기까지 7분이라는 시간이 정말 길게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발생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제천=구특교 kootg@donga.com·김자현·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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