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화3男 김동선 ‘변호사 폭행’ 내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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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檢 고발… 손해배상 청구 검토
金 “깊이 반성… 치료받아 재발 방지”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안돼” 김승연 회장, 언론에 사과문 배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28·사진)가 술자리에서 만취해 변호사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21일 내사에 착수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김 씨를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씨는 9월 말 서울 종로구의 한 칵테일 바에서 대형 로펌 소속 1년 차 변호사 10여 명과 술을 마시던 중 만취해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붙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사건이 일어난 바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영상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바의 한 직원은 “당시 분위기가 시끌벅적했고 술잔이 깨졌지만 폭행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형사 입건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피해 변호사 2명을 상대로 폭행 상황을 조사하고 김 씨의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상해 피해가 없는 단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라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다. 피해 변호사들이 소속된 로펌은 올 초 발생한 김 씨의 다른 술집 폭행 사건을 수임했다.

대한변협은 피해 변호사들과 논의해 정신적 피해에 대해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는 성명을 통해 “관련자에 대한 법적 대응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사건 경위에 대해 “아는 변호사가 포함된 지인들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는데 취기가 심해 그곳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거의 기억하기 어려웠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어 “다음 날 지인에게 ‘내가 실수라도 하지 않았는지’ 염려스러워 물었고 ‘결례되는 일이 있었다’고 해 그분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며 “그분들로부터 ‘놀라기는 했지만 괜찮다’는 등의 답신을 받고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또 “진작 엎드려 사죄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이제 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다”며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대로, 제가 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지 깊이 반성하며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언론에 배포한 글을 통해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무엇보다도 피해자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기범 kaki@donga.com·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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