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마개 안 한 개주인 폭행 40대 女 자수, “개에 트라우마…집 돌아가 후회”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10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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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해 여성 A 씨의 남자친구 C 씨 인스타그램
사진=피해 여성 A 씨의 남자친구 C 씨 인스타그램
최근 반려견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산책했다며 20대 여성 A 씨의 뺨을 때리고 도주한 40대 여성 B 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10일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9일 B 씨가 경찰에 자수해 범행사실을 인정했으나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서 사건을 종결했다”라고 밝혔다.

B 씨는 지난 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악대로에서 시베리안 허스키를 데리고 산책을 하던 A 씨의 뺨을 때리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입마개를 안 했다는 이유로 맞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A 씨는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하진 않았지만 목줄은 채웠다.

10일 A 씨의 남자친구 C 씨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건이 정리되어 글을 올린다”며 B 씨의 자수 사실을 알렸다.

C 씨는 “형사님들께서 열심히 추적해주시어 폐쇄회로(CC)TV가 전부 확보된 상태였으나, 사건의 피의자가 먼저 자수하여 제 여자친구의 바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며 “피의자는 범행 후 집에 돌아가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였다고 한다. 자신의 범행 사실을 전부 시인하였으며 처벌을 받게 되어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여자친구는 자수를 한 순간부터 생각한 일이고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에 처벌 없이 선처하겠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C 씨에 따르면 B 씨는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었다. 20년 전 개에게 손가락을 물려 절단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갔던 것. C 씨는 “이 말을 듣고 여자친구는 피의자의 행동과 개혐오를 하는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입마개만 씌우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견주혐오까지 번지는 이 상황에서 개를 키우지 않는 분들이 보기엔 그럴싸한 실효성이 없는 정책만 내놓는다”며 “(정치인들은) 독일, 미국 등 개를 키우는 문화에 대하여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나라들을 참고하여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애견인들이 앞장서서 정신 차리고 똑바로 개를 키워야 하고, 비애견인들 또한 무작정 개를 혐오하는 일이 없어지면 좋겠다. 올바른 애견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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