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파기환송, 형량↑ 전망…“오랜만에 사이다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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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6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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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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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섬마을에서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받은 학부모 3명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이 2심에서 피고인들의 공모관계·합동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도 공모 범행이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한 것.

대법원 취지에 따라 2심이 가해자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게 되면 형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오랜만에 사이다 소식”이라고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광주고법을 향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및 준강간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39), 이모(35), 박모 씨(50)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공모, 합동 관계를 부인하는데, 증거들에 의해 확인되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관찰·분석해 볼 때 원심(2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공모공동정범, 합동범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은 합동범,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주거침입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공모해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마을 식당에서 식사 중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후 취한 피해자를 관사로 데려가 21일 자정을 기준으로 각각 두 차례에 거쳐 범행을 저질렀다. 1차 범행에서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3명 모두 범행에 실패했지만, 자정 이후 범행을 재시도해 완전히 잠이 든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김 씨는 2007년 대전의 한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학부모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김 씨 25년, 이 씨 22년, 박 씨 17년 형을 각각 구형했다.

쟁점은 1차 범죄에서 피고인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각자의 강간미수 범행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게 되지만, 부정되면 자신의 강간미수에 대해서만 벌을 받게 된다.

1심은 2차 범죄에 대해선 공모관계를 인정했지만 “1차 범죄의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들며 형량을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하급심이 부정한 성폭행 미수 등의 공모·합동범죄 관계를 다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 취지에 따라 2심이 가해자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게 되면 형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상급법원의 역할이 제대로 반영됐다. 이런 성폭행범들은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마땅하고 사회정의 구현 차원에서 엄벌되어야 한다. 도대체 항소심 판사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판결을 했는지 의구심이 많이 든다(bcmi****)”, “오랜만에 조금 사이다 소식이다. 꼭 제대로 다시 판결 내려주시길(rejo****)”, “이 건은 특수성에 비추어 중형이 마땅하다고 본다. 솔직히 자녀 스승을 술을 억지로 먹여 윤간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 이건 어떤 면에선 살인보다 더 윤리파괴적인 행동이다. 대법원의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ysd9****)”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형량을 대폭 낮췄던 2심 재판부에 대한 비판도 다시 쏟아졌다. 이들은 “감형을 해 선고한 고등법원 재판부. 정말 반성하세요. 이 사람들이 공모를 하지 않았고 주거침입도 아니라고요? 지나가는 개가 웃습니다(bokk****)”, “저런 특수강간범을 감형?(wooy****)”, “감형을… 어이없네요. 전부 무기징역이 마땅합니다. 자기자식 가르치는 선생님한테 그런 천벌 받을 짓을 하다니(ymh6****)”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제발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 좀 내리자(stud****)”, “꼴좋다. 무슨 양심으로 대법원 상고까지 갔단 말인가. 반성의 기미가 없고 괘씸죄 추가해서 형량 올려치기 맞아라!!(hono****)”, “짐승만도 못한 파렴치한 새끼들. 법이 있다면 정의가 있다면 감형하지 말라(moon****)”, “정말 소름 돋는 무거운 판결 기대합니다(maki****)”라며 보다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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