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정년 앞둔 베테랑과 새내기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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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17일 새벽 강릉 석란정 화재 진압 중 숨진 이영욱 소방위(59)와 이호현 소방사(27)는 기와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화마와 싸우다 순직(직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음)했다. 퇴직을 1년여 앞둔 이 소방위는 30년째 한길을 걸어온 최고참이었고, 1년 뒤 결혼식을 앞둔 이 소방사는 8개월 차 새내기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소방관의 고귀한 죽음은 위기 상황에도 투철한 책임감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공직자의 자세를 새삼 일깨워주었다.

1956년 지어진 목조건물 석란정에 불이 난 것은 16일 밤. 불은 곧 진압됐으나 다음 날 새벽 다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소방관은 이 정자를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로 판단해 잔불을 제거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평생 소방 외길을 고집했던 한 가정의 아버지는 퇴직 준비를 하라는 배려도 마다하고 현장근무에 스스로 나서 새내기와 한 조를 이뤘다. 이날도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간 바람에 그는 ‘퇴직하면 요양원에 있는 노모를 매일 모시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 고시원 쪽방에서 2년간 시험에 매달려 소방관이 된 팀의 막내는 간절히 꿈꿨던 소방관 생활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스러졌다.

국가 안전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방관들은 목숨을 담보로 싸우지만 우리 사회는 그들의 노고에 사뭇 무심하다. 참극이 발생할 때면 열악한 환경과 처우에 반짝 관심이 쏠리지만 ( ㉠ ) 잊혀진다. 화재나 재난 현장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인적 물적 피해를 소방관 개인이 배상하는 일도 많다. 소방관 같은 위험이 큰 직군의 보험 가입 거절 관행이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정기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임무 수행 중 생명을 바친 소방관과 유족에 대해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들의 투철한 책임감과 값진 희생 덕분에 우리 공동체가 유지되고 있다. 오늘도 묵묵히 화재와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을 응원하며 두 소방관의 고귀한 희생 앞에서 삼가 머리를 숙인다.
 
동아일보 9월 18일 자 사설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본문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을 고르세요.

① 석란정은 주로 콘크리트로 이뤄진 건물이다.

② 석란정의 불은 16일 진압됐으나 다음 날 새벽 다시 불이 났다.

③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일어난 피해를 소방관이 개인적으로 물어주는 경우도 많다.

④ 석란정 화재 진압 중 소방관 두 명이 순직했다.

2. ㉠에 들어갈 말은 ‘지금 바로’라는 뜻의 낱말입니다. 알맞은 것을 고르세요.

① 텃새

② 텃세

③ 금새

④ 금세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석란정#강릉 석란정 화재#이영욱 소방위 순직#이호현 소방사 순직#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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