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치닫는 신고리 공론화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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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찬반측 서로 “위원회 불공정”… 위원장 “격조있는 논의를” 성명
한수원 신규채용 脫원전에 ‘반토막’

정부가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던 ‘에너지 전환 정보센터’ 홈페이지를 공론화 기간에는 폐쇄하기로 했다.

탈(脫)원전 찬반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감추면서 원전 공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셈이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찬성 및 반대 측이 연일 서로를 향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설득과 토론 대신 진흙탕 싸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홍보를 위해 개설했던 에너지 전환 정보센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기간은 신고리 공론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 20일까지다. 원전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정부의 홍보 활동이 시민참여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공론화위가 산업부에 홈페이지 운영 중단을 공식 요구한 것이다.

원전 건설 재개를 둘러싼 찬반 양측의 대립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날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은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자료를 검증하는 공론화위 전문위원회에 친원전 전문가가 마치 중립인 것처럼 행동했다”며 “공론화위의 자료 검증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원전 건설 찬성 측은 “전문성을 갖춘 검증된 자료를 시민참여단에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여론조사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둘러싼 찬반 비율이 여전히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자 여론전에 집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지자 김지형 공론화위 위원장은 이날 “통합과 상생을 위한 격조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한편 한수원은 올 하반기 6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작년 하반기(7∼12월·139명)는 물론이고 올 상반기(1∼6월·145명)의 절반 이하다. 한수원 측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가 불투명하고, 일부 원전 건설은 백지화되면서 사업 계획이 축소돼 부득이하게 채용 인원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최혜령 기자
#신고리#공론화위#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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