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게 없다” “치졸한 변명”…유한킴벌리 생리대 논란에 소비자들 ‘분노·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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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4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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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사진=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생리대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의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분노를 쏟아내는 가운데, 유한킴벌리 측이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4일 “현재 논란이 되는 생리대 안전성 이슈와 관련된 일부의 ‘유한킴벌리 생리대에서 발암물질 최다 검출’ 주장은 왜곡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 언론사는 여성환경연대의 의뢰를 받아 생리대 유해성을 검사한 강원대 연구팀의 실험결과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라며 “20종의 유해성분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 2군 성분 총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유한킴벌리의 유명 브랜드(15ng/개, ng은 10억분의 1g)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허탈함과 실망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댓글을 통해 “유한킴벌리 생리대 안쓴 여성들 거의 없을텐데”(rlqh****), “그래서 어쩌라고… ㅠㅠ 뭘 쓰라고…”(msy4****), “한달에 7일, 일년에 84일, 40년 이상 하루종일 몸에 닿아있는 거를. 돈은 돈대로 받고 양심 전혀 없네요. 그리 당당하면 다 회수해서 가족들과 평생 쓰시길”(9ran****), “내가 몇년을 믿고 사용했는데. 하…. 믿을게 없다”(yjse****)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유한킴벌리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한킴벌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미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결과를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며 “해당 발표를 인용한다 하더라도 1, 2군 발암물질은 천 생리대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고, 일회용 생리대 10개 품목 중에서도 타사의 팬티라이너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자사 생리대는 식약처의 사전 허가를 받아 생산 및 공급되고, 국내외 안전기준에도 모두 부합한다”며 “아직 안전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생리대의 유해 VOC(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서도 선제로 실내 공기 질과 먹는 물 기준으로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결과에서 제시한 벤젠, 톨루엔, 스티렌, 자일렌의 경우 공인시험기관의 시험을 통해 이미 ‘검출 한계 미만 불검출’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며 “식약처 전수조사와 그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유한킴벌리는 식약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더 엄격한 생리대 안전기준이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한킴벌리 측의 해명에 소비자들의 분노와 혼란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네이버 아이디 ‘9811****’는 “어쨌든 1도 안들어가도 모자랄 판에 조금이라도 들어갔으면 가만히 죄송합니다 하세요. 당신들은 당신들이 먹는 물에 발암물질 넣어놓고 조금만 넣었으니까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안 하면서 그냥 먹고 살라고 하면 먹을 건가요? 여자들한테 생리대는 꼭 필요한 물건이고 이걸 대체할만한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없잖아요. 선택이 없는 문제라구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발암물질 최다 검출제품이다, 아니다가 중요한가요? 안좋은 물질이 하나라도 나온게 큰일이죠!!”(kyou****), “고객을 호구로 보는게 딱 보이네. 결국엔 나온 거잖아. 나왔으면 사과부터 해야지. 아니라고 잡아떼는 거부터 하네”(sfca****), “자기네들 제품에서 안 나온 것도 아닌데 타사에서 더 많이 나왔다는 핑계 참 치졸하네요”(plan****), “먹는 물 비하하냐? 우리가 발암물질 물 먹는다 말인가?”(sm10****), “많다 적다를 논하기 전에 애초에 인체에 해로운 물질 발생이 안되는 제품을 만들어라. 변명하지 말고”(ssna****), “이래나저래나 발암물질 성분이 다 나왔다는건데. 사과는 안하고 반박하기에만 바쁜. 대기업 맞나 싶다”(0216****)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정부에서 객관적인 자료 빨리 내놓아라”(ydhs****), “식약처에서 죄다 공개하면 될 걸. 그 다음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할 일인데”(wbgb****), “제대로 기업명 제품명 밝혀라. 그래야 버리던가 말던가 하지. 지금도 쓰고 있는데 불안하게 다들 지들은 1위가 아니라고 그게 중요하냐. 안좋은 성분 나왔으면 누가 1위인지 따지지말고 검사표 투명하게 공개해. 판단은 쓰는 사람이 할테니”(eosu****),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있는 일회용생리대에 대해서 엄격하게 전부 조사해야 한다”(ukim****)라고 말했다.

또한 “생리대도 그렇지만 아기들 기저귀좀 조사해주세요 제발!!!!!!!! 설마 아가들 쓰는 거에도 장난질들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진짜 화난다. 어떤 제품을 믿고 쓰나?”(quee****)라며 아기 기저귀에 대한 안전성 검증도 촉구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9일 독성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으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유해성 논란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먼저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가 시행한 생리대 유해물질 시험결과를 검토하고, 보고서 공개 여부와 공개 수준을 논의키로 했다. 또 생리대 전수조사 등 정부의 모든 조치 사항을 보고받고, 생리대 불안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한다.

이와 별도로 식약처는 시중 판매 생리대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104종의 검출 여부, 위해 여부를 판단하는 연구를 지난해 시작했으며, 최종 결과는 내년에 나온다.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 조사는 지난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생리대(56개사 896품목)가 대상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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