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마… 제트기류에 남북 오르내리며 물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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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11일 남하… 15일 다시 북상


말 그대로 ‘물폭탄’이었다. 장마전선이 자리 잡으며 중부지방엔 10일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제주까지 남하했다가 15일경 다시 북상해 전국에 영향을 미치겠다고 예보했다. 이런 ‘롤러코스터 장마’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북상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는 9일 오후부터 10일까지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렸다. 경기 남양주의 일일 강수량(오후 9시 현재)은 172.5mm, 가평 169.0mm, 광명 156.5mm를 기록했고, 서울 용산구는 이날 오후 7시경 시간당 61mm의 비가 퍼부었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청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큰비로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9일 오후 경기 고양시 북한산 인수봉 정상 인근에서 60대 여성이 바위에 앉아 쉬던 중 낙뢰를 맞고 숨졌다. 경기 안성과 오산 도로 일부는 흘러내린 토사와 침수로 통제됐다. 부천 안양 수원에서 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서울 구로구에서는 옹벽이 무너져 주택 1채가 파손됐다. 세종시에서는 교량 교각이 내려앉았다. 이 밖에 국립공원 탐방로 120곳이 통제되고 여객선 12개 항로 운항이 중단됐다. 국민안전처는 10일 오후 10시를 기해 서울 성동구 지역에 산사태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 경기 남부, 강원 영서, 충청도, 경남 서부 내륙과 남해안, 전라도 지역에는 30∼80mm, 경북 내륙과 제주 산지에는 20∼6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1일부터 남하해 12일 제주 남해상으로 내려간 장마전선은 15일 다시 북상한다.

올해 장마는 며칠 사이 제주 남해상에서 북한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제주로 내려오는 식으로 큰 폭의 오르락내리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중부지방까지 북상했던 장마전선은 4일 남해상까지 내려갔다가 7일 중부지방까지 올라왔고 8일 다시 남부지방까지 남하했다가 10일 중부지방까지 올라와 물폭탄을 퍼부었다. 장마전선은 원래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간 기 싸움에 따라 남북으로 오르내리지만 기상청은 올해 그 폭이 유달리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장마는 진폭이 큰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아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남쪽으로 내려온 제트기류에 막혀 
일본 남쪽 오키나와 해상에 걸쳐 있던 장마전선(위쪽)이 이달 2일 북쪽으로 불쑥 올라온 제트기류를 타고 한반도 중부까지 올라온 
모습(아래쪽). 기상청 제공
이번 장마는 진폭이 큰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아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남쪽으로 내려온 제트기류에 막혀 일본 남쪽 오키나와 해상에 걸쳐 있던 장마전선(위쪽)이 이달 2일 북쪽으로 불쑥 올라온 제트기류를 타고 한반도 중부까지 올라온 모습(아래쪽). 기상청 제공

이유는 두 기압 상층에 위치한 제트기류의 파동 때문이다. 고위도·저위도의 온도 차 때문에 발생하는 제트기류는 대류권의 상층인 성층권을 작은 진폭으로 지나간다. 그런데 올해 몽골지역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중국 대륙 쪽 제트기류가 뜨거운 공기에 밀려 북쪽으로 올라갔고, 풍선효과로 인해 다른 쪽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더 깊게 떨어지면서 진폭이 커졌다. 진폭이 큰 제트기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며 장마전선을 이동시키면서 장마전선도 역시나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동안 이런 장마 양상이 계속되겠고, 앞으로 기후 변화가 진행되면 저위도가 더 뜨거워지면서 이런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은 11일 아침, 남부지방은 오후부터 차차 장마전선의 영향을 벗어난다. 12일에는 전국이 흐리고 제주도에는 오전에 비가 내리겠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장마#날씨#제트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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