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인 유치원생 참사, “버스 운전사가 방화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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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찰, 웨이하이 사고 수사결과 발표… “해고 통보에 앙심품고 계획적 범행”

지난달 9일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의 터널에서 일어난 중세(中世)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사고는 전날 해고 통보를 받은 중국인 버스 운전사의 계획적인 방화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둥성 공안청은 2일 웨이하이 란톈(藍天)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전사 충웨이쯔(叢威滋·55) 씨가 버스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로 충 씨와 유치원생 11명(한국인 10명) 및 중국인 교사 등 차에 탄 13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충 씨는 사고 전날 오후 8시경 차량관리회사 관계자에게서 “학교 측이 운전사 교체를 요청해와 더 이상 근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 충 씨는 이에 항의하며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충 씨는 미리 사 둔 라이터와 휘발유를 사고 당일 버스에 갖고 탔다. 왕진청(王金城) 공안청 부청장은 “발화 지점은 운전석 뒷자리였으며 사고 버스 안에서 라이터와 휘발유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운전석 뒤편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가운데 충 씨가 중국인 여교사 위나(于娜) 씨로 보이는 이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보였다. 현장에서 숨진 충 씨는 유언도 남기지 않았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유족들은 중국 당국의 오전 수사 발표 이후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며 불복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오후에 이어진 보충 설명을 듣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족 대표 김미석 씨는 “(충 씨가) 4월 20일 방화를 목적으로 휘발유를 사서 사고 당일 차량 운전석 뒤편에 놓았다”면서 “그가 범인”이라고 말했다.

웨이하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황인찬 기자
#중국#사고#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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