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 차에 위치추적기 달고 스토킹…집착남의 ‘치졸한 복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14시 30분


올 1월 강원 춘천시 후평동의 한 도로에 세워놓은 차를 타려던 A 씨(45·여)는 깜짝 놀랐다. 빨간색과 노란색 스프레이가 차에 잔뜩 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A 씨는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공업사에 수리를 맡겼다. 이 과정에서 운전석 아래에 부착돼 있는 위치추적기가 발견됐다. A 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옛 연인인 B 씨(48)를 7일 검거했다.

경찰은 “B 씨가 헤어진 뒤에도 집에 찾아오고, 이상하게 여러 차례 마주쳤다”는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벌여 B 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B 씨는 약 2년 전부터 사귀어 오전 A 씨가 더 이상 만나주지 않자 위치추적기를 통해 감시하는 등 스토킹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지난해 12월 위치추적기를 구입해 A 씨의 차에 부착한 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위치를 파악하고 따라다녔다.

차량에 스프레이를 뿌린 것도 B 씨의 짓이었다. B 씨는 “A 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경찰서는 B 씨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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