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No, 이스라엘 드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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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 엘론 스타타우 교육 디렉터

 “창업은 인구와 자원이 변변찮은 이스라엘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최근 텔아비브대 창업지원센터 스타타우(starTAU)를 찾은 기자에게 이곳의 교육 담당 엘리야 엘론 디렉터(24·사진)는 이렇게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800만 명에 불과하고 사방이 적대적인 아랍 국가에 둘러싸여 지리적으로 고립된 상태라 글로벌 창업을 통해 국가 융성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취지다.

 엘론 디렉터는 이민자에게 타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있다면 창업가에게는 ‘이스라엘 드림’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드림의 요체는 ‘후츠파 정신’이다. 히브리어로 뻔뻔함, 당돌함 등을 뜻하는 후츠파는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과 주장을 당당히 개진해 관철하는 이스라엘 특유의 도전정신을 뜻한다. ‘이스라엘인은 고집이 세서 좀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후츠파 정신이 좁은 국토에서 숱한 유명 기업을 탄생시킨 이스라엘만의 저력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이스라엘에선 매년 1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생기지만 이 중 매출 1억 달러를 넘는 회사로 성장할 확률은 5% 미만이다.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는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노(No)를 정답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만약 네 생각이 옳다고 믿는다면 정문이 잠겼어도 창문을 넘어서 안에 들어가라’처럼 도전정신을 고양하는 격언을 듣고 자라거든요.”

 엘론 디렉터는 “어떤 창업가도 인구 800만 명에 불과한 이스라엘 시장만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하지는 않는다”라며 스타타우에서도 글로벌 시각을 심어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높은 이스라엘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삼성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연구개발(R&D)센터가 250여 곳 자리 잡고 있어 세계시장에 진출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

 “이스라엘에는 스타트업 창업 실패의 상처를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젊은이들이 취업보다는 창업을 꿈꾸는 원동력이지요.”
 

 
텔아비브=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텔아비브대#스타타우#스타트업#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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