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이인모]무용지물 ‘서원주 나들목’ 해법 없나

  • 동아일보

이인모 기자·대전충청취재본부
이인모 기자·대전충청취재본부
 강원 원주시에서는 서원주 나들목이 핫이슈다. 경기 광주∼원주 고속도로(제2영동고속도로)가 11일 개통됐지만 서원주 나들목의 개통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서원주 나들목 운영비 부담 문제가 타결되지 않은 탓이다.

 국비와 시비 등 혈세 578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서원주 나들목 사태의 책임은 분명 원주시에 있다. 당초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없던 서원주 나들목의 건설비와 연간 8억 원가량의 운영비를 책임지기로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제이영동고속도로㈜와 협약한 것. 원주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도시 성공을 위해서는 인근에 서원주 나들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당시 원주시는 국토교통부와 제이영동고속도로에 서원주 나들목 설치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 민심을 모아 좀 더 강력하게 요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고속도로 정식 명칭에 ‘원주’가 들어 있는데 원주에 나들목 하나 없다는 계획은 이해하기 힘들다. 또 아무리 급했어도 시의회 동의라는 기본적 절차는 지켰어야 했다.

 시의회는 22일 서원주 나들목 민간 위탁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시가 서원주 나들목과 관련해 체결한 협약은 불공정하다는 게 이유다. 앞서 원주시는 11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제이영동고속도로에 최종 협의를 요구했다.

 또 ‘서원주 나들목으로 인해 광주∼원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에 한해서 통행요금은 원주시에 귀속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용역 결과 서원주 나들목 이용 차량의 통행요금은 연간 41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운영비 8억 원을 제하더라도 33억 원이 남는데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업체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다. 제이영동고속도로는 협약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원주 나들목은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개통이 지연되는 동안 운전자들은 큰 불편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원주시는 결자해지해야 한다. 업체와 타협하든지, 시의회를 설득하든지, 아니면 다른 묘수를 찾든지 모두 시의 몫이다.
 
이인모 기자·대전충청취재본부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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