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폭설때 경찰CCTV 보며 신속대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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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경찰청과 제어권 공유… 시내 설치된 고화질 293대 활용
위험요소 모니터링 재난 맞춤 대응

30일 서울시 신청사 지하 3층에 위치한 서울 안전통합상황실 모습. 앞으로 재난이 발생하면 서울시는 경찰의 교통정보 수집용 폐쇄회로(CC)TV를 이곳에서 직접 관리하며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한다. 서울시 제공
30일 서울시 신청사 지하 3층에 위치한 서울 안전통합상황실 모습. 앞으로 재난이 발생하면 서울시는 경찰의 교통정보 수집용 폐쇄회로(CC)TV를 이곳에서 직접 관리하며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한다. 서울시 제공
 2011년 7월 27일 서울 강남 일대에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 도로는 물바다로 변했다. 맨홀 덮개의 구멍으로 역류한 빗물이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시민들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빗물을 헤치며 힘겹게 걸어갔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이런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대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경찰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이 신속한 현장 상황 파악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이제는 주요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서울시도 실시간으로 현장 확인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경찰의 교통정보용 CCTV 제어권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찰의 교통정보 수집용 CCTV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 협약에 따르면 화재와 강우 강설 지진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하면 서울시가 제어권을 갖게 된다. 반면 교통정리 및 교통사고 등에서는 지금처럼 경찰이 CCTV를 제어한다.

 교통정보 수집용 CCTV는 사람과 차량의 통행량이 많은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주변에 설치돼 있다.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 파악에 큰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는 국지적인 수해나 도로 함몰(싱크홀) 등이 발생해도 서울시 차원에서 교통정보용 CCTV 카메라를 조정할 수 없어 신속한 대처에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싱크홀 등 예고 없이 발생하는 돌발 상황의 경우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제약이 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경찰은 현재 교통정보용 CCTV 카메라의 디지털 전환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교통정보용 CCTV 카메라 293대를 아날로그급에서 고화질(HD) 카메라로 교체하는 작업이 마무리됐다. HD급으로 해상도가 개선돼 선명한 화질로 작은 위험 요인까지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간선도로 등 고속화도로에 설치된 CCTV 153대도 순차적으로 고화질 카메라로 교체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신청사 지하 3층 ‘서울 안전 통합상황실’에서 CCTV를 활용해 도로 함몰, 강우에 따른 도로 침수 등 도로 위험 요소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재난 관련 부서(안전총괄본부, 소방재난본부 등)와 협조해 맞춤형 대응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서울시도 교통정보용 CCTV를 제어할 수 있어 보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도시 기반시설과 시민 안전 대책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지진#폭설#경찰cctv#서울경찰청#제어권#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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