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월드타워서 뛰어내리겠다” 자살 암시글에 출동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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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9시 45분쯤 경찰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에서 술을 마시고 뛰어내리겠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에는 국내 최고층 건물로 최근 겉모습을 완성한 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자리 잡고 있다. 아직 공사 중인 롯데월드타워는 고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물론 출입 자체도 통제되고 있지만 술에 취한 자살 기도자가 다른 곳에서라도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다.

신고가 접수되면서 제2롯데월드 인근의 송파경찰서와 신천파출소, 송파소방서 등에서 즉시 인력과 순찰차, 구급차가 출동했다. 또 경찰이 신고 내용을 알리면서 롯데 측이 재난과 테러 등의 위험 상황 대처를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대테러 특수요원 L-SWAT 대원들도 수색에 나섰다.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 각 운영사의 안전 순찰을 강화하는 조치도 함께 취했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 인력, 롯데 측 인력이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샅샅이 뒤진 지 몇 분이 지난 오후 10시 10분쯤 롯데 측 L-SWAT 대원이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밖을 서성거리는 스무 살 가량의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이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온라인 사이트에 자살 예고글을 올린 정모 씨(19)로 드러나면서 긴박한 상황은 종료됐다. 경찰과 소방은 물론 롯데 측까지 힘을 모아 자살 관련 신고 20여 분 만에 불상사를 막은 것이다.

서울 강남구 거주자로 준비했던 소주 4병 가운데 2병을 마신 정 씨는 파출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머리가 나빠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는 등 스스로를 비관하는 하소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각 기관간의 공조가 잘 되면서 빠른 시간 안에 발견해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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