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무릅쓰고 부상자들 부축해 병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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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高 교사 소현섭 씨

 
관광버스가 불에 타는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부상자 4명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긴 의인(義人)이 있었다. 주인공은 강원 동해시 묵호고 윤리교사인 소현섭 씨(30·사진). 교사 생활 2년차인 소 씨는 13일 오후 고향인 경남 창원시로 가던 중 사고를 목격했다. 소 씨는 사고 현장에서 30m 떨어진 곳에 정차한 뒤 서둘러 버스로 달려갔다. 버스는 활활 타고 있었고 창문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둘 탈출하고 있었다. 기름이 새 나오면서 버스 주변 도로에도 불이 붙고 있었다.

 소 씨의 눈에 한 남성이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업은 채 힘겹게 걷는 모습이 모였다. 업힌 여성은 한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소 씨는 이들과 다른 부상자 2명을 승용차에 태웠다. 이어 119에 전화를 걸어 가까운 병원을 안내받은 뒤 곧바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날 소 씨의 용감한 행동은 부상자 가족들이 그를 수소문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소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누구라도 그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이 운전석 뒤 유리창을 깨고 생존자들의 탈출을 돕기도 했다.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의인#관광버스#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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