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 조선 후기 유물 기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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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류-교령류-시권 등 110점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넘겨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이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고정봉의 과거시험 답안지. 위쪽 ‘어고’는 임금이 직접 낸 문제라는 뜻이다. 오른쪽 위의 ‘장군수’는 제목, 아래 ‘칠지’는 수험번호, ‘이하’는 평가 점수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제공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이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고정봉의 과거시험 답안지. 위쪽 ‘어고’는 임금이 직접 낸 문제라는 뜻이다. 오른쪽 위의 ‘장군수’는 제목, 아래 ‘칠지’는 수험번호, ‘이하’는 평가 점수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제공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이 사료 가치가 큰 조선 후기 고문서류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문중이 최근 기증한 고문서류는 호적류 11점, 교령(敎令)류 74점, 시권(試卷) 25점 등 총 110점. 조선 중기 문신이자 의병장인 충렬공 고경명(1533∼1592)의 7세손인 수촌 고정봉(1743∼1822)의 후손에게 전승된 것들이다. 1750∼1888년에 이르는 문서들로, 전라도사를 지낸 고정봉의 문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호적류로는 1750년 고정봉의 부친 고영이 가족들의 인적사항을 직접 작성해 광주목에 제출한 호구단자 1점을 비롯해 관청에서 개인의 호적사항을 증명해 주는 문서인 준호구 10점이 있다. 교령은 왕(관청)이 개인에게 직접 발급한 임명장을 말한다. 문과 급제 증서인 홍패와 사령장인 고신(告身), 승정원이 작성한 유지(有旨). 전시(殿試·합격자의 순서를 가르는 최종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직부첩(直赴牒), 임금이 직접 하교한 전교(傳敎) 등 모두 26점이다. 나머지 48점은 고정봉의 아들 고시억, 손자 고성진, 증손자 고제일의 교첩(敎牒·임명장)류다. 시권은 과거시험 응시자들이 제출한 답안지로, 시지(試紙) 또는 명지(名紙)라고도 한다. 기증 시권은 고정봉 6점, 고시억 2점, 고성진 4점, 고제일 3점, 고영주 6점, 응시자가 파악되지 않은 4점이다.

 기증 유물 가운데 주목을 끄는 것은 고정봉의 시권이다. 1798년(정조 22년) 광주목에서 치른 과거시험의 시권 3점과 1800년 별시문과 전시 시권 2점이 있다. 여기에 1798년 받은 직부첩과 1800년에 정조가 하교한 전서 등도 함께 전승돼 흥미롭다. 고정봉은 광주목에서 치른 시험에서 보성의 임흥원과 함께 장원급제했고 전시에 직부돼 출사했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은 이 문서들이 조선 후기 광주의 역사와 연관돼 있고 5대에 걸친 가문의 종적을 파악할 수 있는 일괄 자료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고운석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회장은 “광주 역사 탐구와 후손들의 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장흥 고씨 수촌공파 문중#광주시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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