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살, 아깝고 또 아까운 나이에 하늘로 간 청년 의인 안치범 씨. 그는 성우 시험 준비를 하다가 혼백이 되어서나마 ‘명예성우’가 되었다. 그나마 위로가 좀 됐을까?
안 씨는 안중근 의사의 직계 후예이기도 하다. 안 의사가 ‘동양의 평화’에 걸림돌이 됐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것이나 안 씨가 한목숨 바쳐 원룸 건물 주민을 화마에서 구출해낸 거나 큰 흐름에서 다름이 있을까?
우리는 안 씨의 영정 앞에서 자성해야 한다. 국회의원, 혹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 또는 큰 의자에 앉아 지위를 뽐내고 있는 이들도 옷깃을 여미고 묵상해 볼 것을 당부한다.
“지금 안치범 씨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까?”
그래서 제의한다. ‘안치범 추모재단’을 설립하면 어떨까? 동아일보 같은 공신력 있는 곳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벌여 보면 좋으리라. 그 기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던져 남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선정해 해마다 상금을 수여하길 바란다. 안 씨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오래 기리자는 뜻에서다. 청년 안치범! 평범한 듯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우리 시대의 영웅이다. 그는 단순 ‘의사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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