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통학버스 방치’ 운전사·인솔교사, 이례적 영장 재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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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어린이를 찜통 통학버스에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운전사와 유치원 인솔교사에 대해 경찰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키로 했다. 재신청이 결정된 날은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 째로 피해아동은 아직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30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운전사 임모 씨(51)와 인솔교사 정모 씨(28·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임 씨 등 2명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42분까지 광주 광산구의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최모 군(4)을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일 임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들어 기각했다. 경찰은 하지만 임 씨 등 2명이 통학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린 뒤 승하차 인원 점검과 차량 내부 확인을 하지 않는 등 과실이 크고 최 군이 한 달 동안 의식불명에 빠지는 큰 부상을 입은 것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당시 낮 최고 기온은 35.3도를 기록한 가운데 통학버스에서 8시간 가까이 방치된 최 군은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여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 군의 부모는 “기본적인 안전만 지켰어도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아들이 의식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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