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객 유입에… 서귀포, 우울증환자 60%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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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감기’ 우울증 이기자]정신과도 급증… 자살은 줄어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표현한 이 노랫말과 달리 제주의 우울증 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는 주민 10만 명당 우울증 환자가 2010년 1113명에서 지난해 1776명으로 59.5% 늘었고, 제주시도 같은 기간 우울증 환자가 12.3% 증가했다.

이는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제주로 이주하는 환자가 늘면서 ‘소셜드리프트’(특정 질환 탓에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울증을 진단받은 뒤 안정과 요양을 위해 휴양지로 거처를 옮기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수가 늘었고, 원주민의 정신치료기관 접근성도 덩달아 좋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는 2010년 31.4명에서 2014년 27.2명으로 13.4% 줄었고, 같은 기간 우울증 환자 100명 대비 자살자 수도 2.5명에서 1.8명으로 감소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고립된 곳에서 생활하며 우울증을 앓던 ‘숨어 있는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 정신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실시한 덕에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지역도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36.6%로 전국 시군구 252곳 중 가장 높은 전남 고흥군은 2010년 인구 10만 명당 663명이었던 환자가 지난해 2038명으로 약 3.1배로 늘었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도 같은 기간 우울증 환자 비율이 58.3% 증가했다.

전남광역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병원선을 이용해 ‘찾아가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당장 통계상으론 우울증 진료 인원이 늘어나겠지만 실제 중증 환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우울증#노년#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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