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대구…‘학생 저자’ 늘어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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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초중고생 162권 출간
학생 저자 2000여명 참여 활기… 교사-학부모가 출판기념회 열어줘

‘열여덟, 인문학으로 변태하다’를 출간한 대구 송현여고 학생 저자들이 최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우동기 교육감(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과 함께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열여덟, 인문학으로 변태하다’를 출간한 대구 송현여고 학생 저자들이 최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우동기 교육감(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과 함께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는 ‘학생 저자’의 도시죠.”

대구시교육청 독서인문교육담당 한준희 장학사는 27일 “대구의 초중고교생에게 책 쓰기는 이제 학창시절의 설레고 유쾌한 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말이 아니다. 학생들은 2009년 1권을 시작으로 2010년 10권, 2011년 19권, 2012년 18권, 2013년 30권, 2014년 34권, 지난해 30권을 펴냈다. 올해도 20권(초등학생 6권, 중학생 6권, 고교생 8권)을 출판했다.

8년 동안 대구 초중고교생이 펴낸 책은 162권이다. 책 한 권을 쓰는 데 평균 10명가량이 참여하므로 학생 저자는 2000여 명이다. 출간을 목표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은 7만 명가량이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원고를 심사해 출간할 만한 내용인 경우 출판비를 지원해 준다. 출간 후에는 교사와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연다.

올해 출간한 책의 내용에도 개성이 넘친다. 매호초교 5, 6학년 학생 16명은 각자 읽은 책을 읽고 토론한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아침 별빛’이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안심중 학생들은 공자의 논어를 읽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과정을 담은 ‘중학생, 논어를 행하다’를 출간했다. 성광고 학생들은 대구에서 활동한 이상화 현진건 정호승 박태준 김광석 등 예술인의 삶과 작품을 조사한 ‘그린비, 향촌을 거닐다’를 만들었다. 대구여고 학생들은 교내 인문학 강연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 ‘수요일 5교시, 인문학의 단비를 내려라’를 출간했다.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마음을 그리다’를 함께 저술한 대구자연과학고 2학년 지선희 양은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을 표현하는 과정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구 학생들의 책 쓰기는 2005년 시작한 ‘아침독서 10분 운동’이 씨앗이 됐다. 모든 초중고교생이 수업 시작 전에 10분 동안 책을 읽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삶 쓰기 100자 운동’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느끼는 점을 100자 정도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다. 부담 없이 책을 접하고 글을 쓰는 토양이 형성됐다. 초중고교에 600여 개의 책 쓰기 동아리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대구 학생 책 쓰기는 교육부를 통해 2014년부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사 직무연수에 포함하는 시도교육청도 많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책 쓰기는 사고력과 표현력, 창의력 등 학교교육의 목표를 모두 담고 있다”며 “학생 저자가 꾸준히 배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시교육청#아침독서 10분 운동#대구 초중고교생 책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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