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접경지역 마을 영화관 ‘문화의 장’으로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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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군장병 문화욕구 충족”… 화천읍 ‘산천어시네마’ 등 큰 호응
고성군은 ‘찾아가는 영화관’ 운영

지난해 12월 7일 화천군 사내면의 ‘토마토시네마’ 개관식. 98석의 작은 영화관이지만 보통 하루 다섯 차례의 상영으로 지역 주민과 군장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화천군 제공
지난해 12월 7일 화천군 사내면의 ‘토마토시네마’ 개관식. 98석의 작은 영화관이지만 보통 하루 다섯 차례의 상영으로 지역 주민과 군장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화천군 제공
강원도 북한 접경지역에 조성된 작은 영화관들이 주민과 군 장병들을 위한 문화의 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화천군에 따르면 2014년 12월 화천읍 하리에 문을 연 산천어시네마(125석)에는 3월까지 9만1396명이 찾아와 영화를 관람했다. 화천군민이 2만7000여 명임을 감안하면 군민 1인당 3.4회 관람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사내면 사창리에 개관한 토마토시네마(98석)에는 1만4829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영화관은 각각 하루에 5편의 개봉작을 상영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40∼50분 거리의 춘천까지 가야 했지만 이제는 집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더욱이 관람료도 보통 성인 5000원, 군 장병 및 학생 4000원으로 도시 지역에 비해 30% 이상 저렴하다. 화천읍 주민 이인숙 씨(45·여)는 “예전에 비해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원 양구군 양구읍 국토정중앙영화관에 군장병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2012년 12월 문을 연 이 영화관에는 연간 2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양구군 제공
강원 양구군 양구읍 국토정중앙영화관에 군장병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2012년 12월 문을 연 이 영화관에는 연간 2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양구군 제공
이 작은 영화관은 화천군이 지역 주민과 군 장병들의 문화 욕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었고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화천군은 두 영화관의 성공에 힘입어 상서면에 10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조성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작은 영화관이 군민의 문화 욕구 충족과 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다음 달 상서면관이 개관하면 군민에게 더 좋은 관람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문을 연 양구군 국토정중앙영화관도 연간 2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양구군은 CGV와 협약해 매주 토, 일, 공휴일 최신 개봉작을 하루 3, 4차례 상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6000원으로 CGV는 수익금 일부를 지역 학생들을 위한 양록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양구군 동면사무소 2층 청소년문화의집에는 15석의 초미니 영화관이 마련돼 있다. 동면사무소가 17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문을 연 영화관은 규모는 작지만 음향 및 영상시설은 일반 영화관 못지않다. 이 영화관은 지역 주민 5명 이상이 상영을 요청하면 문을 여는 비상설로 운영돼 농한기나 방학 때 관람객이 많은 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평화의댐 관리단이 운영하는 ‘평화영화관’(51석)의 인기도 뜨겁다. 관리단은 2, 3개월에 한 차례 인접한 양구와 화천 주민, 군 장병들을 초청해 화제작을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군 현내면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현내면 16개 마을을 순회하며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인기 영화를 무료 상영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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