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가스를 입에 물고 차량을 운전한 혐의로 구속된 김 씨의 차량 조수석에 그가 흡입한 부탄가스 빈통 여러 개가 널려 있다.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엄마, 그만 좀 하세요”
5일 아침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모 씨(41)는 부모에게 ‘출근 한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 하지만 그가 차를 몰고 간 곳은 성북구의 한 모텔. 부모님의 잔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던 김 씨는 이날 ‘가출’을 했다.
회사도 집도 싫었다. 생각나는 게 부탄가스였다. 김 씨는 또 다시 부탄가스를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지난해에도 부탄가스를 마시다 걸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범을 저지르면 실형을 살 게 뻔한 상황이지만 김 씨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처벌의 두려움은 잊은 지 오래였다.
그의 범행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출 3일째인 7일 오전 7시 40분경 김 씨는 서울 성북구 모텔에서 강북구 방향으로 10km 동안 운전하며 부탄가스를 흡입했다. 하지만 그의 ‘환각 운전’은 오래 가지 못했다. ‘부탄가스를 입에 물고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약 300m를 추적해 김 씨를 검거했다. 환각 상태였던 김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그의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는 부탄가스 22개가 나왔다. 이 중 16개는 김 씨가 모두 흡인한 뒤라 텅텅 비어 있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김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약물운전 금지), 화학물질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해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김 씨는 경찰에 “스트레스를 받아 가스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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