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퓨, 인체무해 수준보다 160배 진하게 섞어…옥시보다 4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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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발생 후 가해업체 책임자로는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68)가 13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신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3시간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실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와 판매 책임은 영국 본사에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를 마치고 나온 신 전 대표는 “변호인이 충분히 설명드렸다. 판사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많은 고통을 드리고 피해를 준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 출시 당시 주요 성분인 PHMG 성분이 흡입 때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제조 판매해 피해자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치상)로 신 전 대표와 김모 전 옥시 연구소장, 최모 전 선임연구원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의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단시간 내에 많은 피해자(사망 14명 포함 27명)를 양산한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한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도 13일 옥시 관계자들과 같은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오 전 대표는 세퓨를 제조할 때 원료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160배를 진하게 넣어 희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의 제품보다 4배를 더 넣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40분의 1정도를 넣으려다가 오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13일 밤늦게 결정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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