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운호 게이트’ 핵심 조준
崔 “정운호-송창수에게서 50억씩”… 鄭원정도박 변호 홍만표, 탈세혐의도
崔와 사실혼 주장 브로커 李씨, 사무장 권모씨 행세하며 폭로전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여)가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로부터 보석(保釋) 명목으로 총 100억 원이 넘는 수임료를 받은 혐의를 최 변호사의 구속영장에 적시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 및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정 대표를 변호했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로써 정 대표와 최 변호사 간 수임료 반환 분쟁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은 전관 변호사의 수임 의혹을 밝히기 위한 강제수사로 성격이 바뀌었으며 법조계 비리, 정관계 로비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 “최 변호사 측근, 사무장 행세하며 언론 대응”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최 변호사가 보석 또는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며 송 대표에게서 50억 원대의 수임료를 받았고, 정 대표에게도 50억 원을 받은 뒤 보석에 실패하자 30억 원을 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11일 최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최 변호사가 판검사에게 로비해 석방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사회 통념에 비춰 현저히 부당한 수임료를 챙겼다고 판단하면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정 대표의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후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혐의 전반에 그와 친분이 깊은 이모 전 이숨투자자문 이사(44·잠적)가 개입한 단서를 찾아냈다. 이 씨가 최 변호사와 별도로 송 대표에게서 10억 원대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이 씨가 최근 최 변호사의 사무장 ‘권○○’인 것처럼 행세하며 언론에 정 대표의 각종 추문과 재판부 로비 의혹을 폭로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가 최 변호사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으로 위장했다는 것이다. 9일 증거 인멸 혐의로 최 변호사와 함께 체포된 사무장 권 씨는 신문과 방송에서 정 대표의 비리를 적극 폭로했던 인물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이숨투자자문 직원이던 권 씨를 최 변호사의 사무실로 데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달 최 변호사가 “구치소 접견실에서 폭행당했다”며 정 대표를 고소할 당시 고소장을 대신 제출하면서 자신을 ‘(최 변호사의) 사실혼 배우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구속 수사해 정 대표 측의 현직 판사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메모광’으로 알려진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의 접견 내용 대부분을 메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의 접견 내용 대부분을 보이스펜으로 녹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압수수색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잠적한 이 씨가 보이스펜을 막판 ‘거래 카드’로 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도 수사선상에
검찰은 홍만표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된 탈세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가리기 위해 그의 사무실과 자택, 그와 함께 일한 A 변호사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앞서 국세청이 홍 변호사를 상대로 벌인 세무조사 자료와 홍 변호사가 신고한 사건 수임 및 세금 신고 명세를 분석하며 ‘몰래 변론’을 비롯한 각종 의혹 규명에 나섰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고문인 홍 변호사는 2013, 14년 경찰과 검찰이 내사한 정 대표의 원정 도박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무혐의를 받아냈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정 대표를 구속 기소할 때 횡령과 배임은 빼고 도박 혐의로만 기소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고교 후배이자 정 대표의 브로커로 활동한 이모 씨(56·수배 중)의 신병을 확보한 뒤 홍 변호사의 혐의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검찰은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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