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노리고 한국인 무자격자까지 고용” 中 한류 성형 실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26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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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약방 아르바이트 경력이 전부인 한국인 박모 씨(45)가 중국 칭다오에서 불법으로 복부지방 분해 시술을 하다가 환자의 복부에 구멍을 내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건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 공영TV에도 소개가 됐을 정도로 떠들썩했는데,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 한국 간판을 걸고 영업하는 무자격 시술자들이 양국간 문제로 대두됐다.

베이징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류민희 씨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국 내에서 불고 있는 성형 한류열풍의 실태를 전했다. 류 씨는 박씨 사건을 소개 하면서 “크게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전부터 업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한국’이라는 간판을 걸기만 하면 다른 병원에 비해 돈을 수배 더 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다 보니 경험자라는 한국인이 오면 진짜인지 따져 보기도 전에 데려다 쓰는 병원과 미용원이 많다는 것.

류 씨는 “한국 뷰티나 성형 쪽이 프리미엄이 있으니까 성형 관련 병원이나, 미용원 같은 데는 직원들한테 한복을 입히기도 하고, 의사들도 그렇게 포장을 하려고 한다”며 “심지어는 한국말 하는 조선족 의사들도 이제는 한국사람 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가짜 뿐 아니라 진짜 의사들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류 씨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사 자격이 있어도 중국에서 수술을 하려면 중국 면허를 발급 받아야 하는데, 한국 의사들이 면허 없이 영업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한국으로)도망가는 식으로 될 수 있을 것이고, 환자들은 보호 받을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한국으로 성형관광을 유치하는 브로커들의 부당이익도 만연해 있다고 한다. 류 씨는 “의료유치를 하면 15~20%가 합법적인 수수료인데, 브로커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90%까지 가져간다”며 “200만 원짜리 수술을 중국인에게는 500만원이라고 속이고 300만원을 자기가 먹는 식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수년간 강남 성형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이 병원은 30% 준다고 하고 다른 병원은 50%, 60% 준다 그러면 브로커들은 당연히 돈 많이 주는 곳으로 손님을 데리고 가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객을 유치하고 쉽게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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