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5명 중 1명 퇴사…회식자리서 최다 발생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5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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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8명은 피해 사실에도 ‘참고 넘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 5명 중 1명은 사건 이후 직장 내 여파가 부담스러워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5일 지난해 4월 1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국 공공기관 400곳과 민간사업체 1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성희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에 근무하는 동안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4%였다.

남성(1.8%)보다 여성(9.6%), 관리직(4.6%)보다 일반직원(6.9%), 정규직(6.2%)보다 비정규직(8.4%)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성희롱 가해자는 피해자의 상급자(39.8%)가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남성(88.0%)이었다.

성희롱은 주로 회식장소(44.6%)와 직장 안(42.9%)에서 발생했다.

성희롱 피해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7.7%로 가장 많았다. 30대(7.5%), 40대(4.3%), 50대 이상(2.7%)이 뒤를 이었다.

이들이 겪은 피해 내용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9%)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3.0%)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2.5%) ‘신체 접촉을 하거나 강요’(0.9%)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9.6%가 우리사회에서 성희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반면 자신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3.2%만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성희롱 피해자의 78.4%는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개인적으로 처리한다는 응답이 6.8%였고 사내 혹은 외부 기관을 통해 처리한다는 응답은 0.9%에 그쳤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48.7%)는 응답도 많았다. 이중 남성 응답자 비율이 72.1%로 여성(45.5%)에 비해 높았다. 상당수 남성은 성희롱 피해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48.2%) ‘업무 및 인사고과 등의 불이익을 받을까 봐’(16.2%)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15.4%) 등의 답변도 있었다.

성희롱 피해에 대처한 응답자 중 54.4%는 처리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가해자로부터 적절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51.0%)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성희롱 가해자 35.3%는 사건 후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건 이후 직장 내 여파에 부담을 느낀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20.9%에 달했다.

강은희 여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희롱 방지 및 사건처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보급하겠다”며 “공공기관 내 성희롱 발생 모니터링을 통해 기관차원의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상황도 점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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