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정선 ‘공룡 선거구’ 날 선 공방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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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현장]

공룡 선거구인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이 후보들의 날 선 공방전으로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 선거구는 재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과 공천 배제 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의 대결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가 가세하면서 2강 1중 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두 후보는 김 전 지사의 총선 출마 선언으로 갈등이 시작된 이후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이어지면서 연일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해 염 의원이 4년 전 보좌관의 월급을 상납받아 처조카에게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위는 극에 달했다.

김 전 지사는 30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염 의원의) 갑질 사건 소식을 접하고 실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더욱이 관련 보도에 대해 이를 사주하고 공작한 배후로 저를 지목해 덮어씌우려고 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전형적인 물타기요, 비겁하고 교활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또 “이는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저의 명예를 심히 훼손한 데 대해 법적인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염 의원 캠프도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월급 상납 의혹을) 계속 이슈화시키려는 것에 대해 그 배후를 더욱 의심하게 만든다”며 의혹을 제기한 김모 전 보좌관과 김 전 지사 캠프와의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제시했다.

염 의원은 앞서 25일 도청을 방문해 “상납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선거에 타격을 주기 위한 음모로 유추된다”고 주장했다. 또 28일에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와 관련해 “김 전 지사로부터 시작된 1조 원의 빚더미 유산에 대해 최문순 지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전현직 지사 2명의 책임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1월 김 전 지사가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촉발됐다. 염 의원에게 3선 도지사와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까지 지낸 김 전 지사의 출현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당시 염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회용 국회의원 도전과 지역발전 후퇴의 오명을 남기지 말고 강원도의 원로로 남아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공룡 선거구#새누리당#염동열#더불어민주당#장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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