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톡방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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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소모적 공간으로 변질”

쓰레기 처리를 위해 제주도가 개설한 카카오톡 대화방(일명 카톡방)이 ‘충성 경쟁’ 등을 위한 전시성 공간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는 14일 성명을 통해 “단체 카톡방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청정 제주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읍면동을 동원한 클린하우스(쓰레기 수거 장소) 일제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일상적 업무를 카톡방으로 불리는 사설 미디어 공간을 통해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정보 공유’라는 본래의 콘텐츠는 없고 소모적 전시행정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카톡방에는 ‘시장님도 이 시간까지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지사님께 잘 말씀드려 주세요’ 등의 아부성 문자를 비롯해 도 고위직의 ‘충성’ 표현 등이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무원은 ‘평소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꼭 카톡에 올려야 하나요’라고 항의성 문자를 올리기도 했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읍면동 직원들은 심야 시간이든 휴일이든 쉼 없이 울려대는 카톡 소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클린하우스 카톡방을 폐쇄하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보고 방식으로 행정을 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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