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교육청, 청렴시민감사관에 ‘政피아’ 낙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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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비서실 차장 출신… “정치색 뚜렷해 중립성 의문” 우려

서울시교육청의 상근 청렴시민감사관 공모에 특정 정당 출신 인사가 최종 합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적 견해가 분명한 감사관이 철저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교육정책을 엄격하게 감독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가급·5급 상당)으로 최근 공모한 상근 청렴시민감사관에 조모 씨(62)가 지난달 26일 최종 합격했다. 조 씨는 공무원 결격 사유 등에 대한 신원조회를 거쳐 이달 중순 임용될 예정이다.

청렴시민감사관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청렴 무결점 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주요 대책이다. 외부 인사를 임명해 ‘제 식구 감싸기’ 등 폐단을 없애고 공정한 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조 씨는 특정 정당에서 10여 년 동안 활동했던 인물이라 특히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교육청의 감사관으로서 공정한 감사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 씨는 민주당 대표비서실 차장,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2004년에는 한 공기업 감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청와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때 조 씨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2012년 총선 때는 서울에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나선 전력이 있다.

조 씨는 공기업 감사와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워 공모에 합격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출 자료에는 감사 관련 경력만 드러나 있을 뿐 정치 이력은 적혀 있지 않고 파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올해 초 당적을 버렸고, 최근엔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도덕 운동, 윤리회복 운동을 오래 해 온 사람이어서 청렴시민감사관으로 임용되면 의심을 받을 만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서울교육청#청렴시민감사관#정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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