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방문의 해’가 아니다. ‘수원 화성(華城) 방문의 해’다. 행정 기관은 관광의 객체가 될 수 없다. 관광의 객체는 찾아가서 보아야 할 유형의 ‘그 무엇’이다. 우리는 ‘그 무엇’을 ‘화성’으로 선택했다. 이것이 ‘2016 수원 화성 방문의 해’의 의미다. 새로운 접근이다. 지난 십수 년간의 ‘방문의 해’가 잘못됐음을 고쳐 보려는 창조적 파괴이기도 하다.
화성은 그렇게 해도 될 만큼 위대하다. 모든 백성을 평등한 신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개혁 정책을 펼친 정조가 이를 실현해 낸 공간이다. 유네스코는 화성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동서양 성곽의 최고 모범이고, 성곽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이제 그 화성을 세계에 내놓는다.
한 번쯤 찾아야 할, 어쩌면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화성에는 역사가 있다. 거중기, 녹로 등 과학적 기구가 사용됐다. 중국, 일본 등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평지 산성이다. 이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았다. 1801년 정조대왕이 지시해 만든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다. 공사에 참여한 백성 2000여 명의 이름이 모두 기록돼 있다. 팔달문과 창룡문 석벽에도 석공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화성에는 또 현재가 있다. 최고의 전통시장이 있다. 그 속에 순대 골목도 있다. 반백 년 넘게 명성을 이어온 수원왕갈비는 한식 문화의 최고봉이다. 수원 통닭 거리는 이미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의 단골 코스다. 220년 전 정조는 팔달문 지붕 마룻대에 이렇게 적었다. ‘부디 이 문으로 사람과 물자가 한없이 밀려들어 오기를 바라노라.’ 그렇게 밀려올 사람들을 순대, 갈비, 통닭이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화성에는 미래가 있다. 현대 산업의 총아 반도체 산업의 세계 1등 지역이 수원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삼성전자다. 50여 년간의 변천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자전시관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힘차게 용솟음치는 역동의 현장은 수원이 나누어 줄 덤이다.
‘옛것’을 찾아내고 복원하는 과정이 고민이었다. 시민이 맡겨 준 세금을 얼마나 더 쓸 것인가. 시민이 겪는 불편함은 언제까지 양보받아야 하나. 2011년 고민의 결론을 내렸다.
“화성은 이제 세계인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행궁(行宮) 연회에 백성을 초대해 배불리 먹이던 정조의 뜻일 게다.”
행사의 주인은 130만 수원시민이다. 시민 추진단이 끌고 시민 자문단이 받친다. 시민 서포터 2016명이 손님을 맞으려 옷을 차려 입었다.
성공하고 싶다. 그래서 대한민국 관광 정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 수원 화성 4대문을 활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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