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태극기’ 3·1절 맞아 은평구에 펄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9일 03시 00분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 사용 추정
불타고 핏빛 자국… 훼손오인 신고도

3·1절을 앞두고 서울 은평구 거리에 낡고 찢어진 태극기(사진)가 내걸렸다. 2009년 5월 은평구 진관사에서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등록문화재 제458호)를 본떠 만든 것이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인 백초월 스님(1878∼1944)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님은 3·1운동이 일어나자 불교계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군에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하고 비밀단체인 일심회를 결성했다.

은평구는 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진관사 태극기를 모델로 제작한 1360여 태극기를 통일로와 은평로, 수색로, 연서로, 서오릉로 등 주요 도로에 일반 태극기와 함께 가로로 게양했다고 28일 밝혔다.

진관사 태극기는 가로 89cm, 세로 70cm이며, 태극의 지름은 32cm다. 오랜 세월이 흘러 색이 변했고 붉은 핏빛 자국과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4괘는 현재의 태극기와 비교하면 감·리의 위치가 바뀌어 있고 1942년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의 양식과 동일하다. 태극은 청·적색으로 현재의 국기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다. 일부 시민들이 진관사 태극기를 태극기 훼손으로 오인해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3·1절을 맞아 은평의 뜻깊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진관사 태극기를 거리에 게양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진관사 태극기#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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