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기차’ 수인선 인천구간 20년만에 다시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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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구간 7.3km 27일 개통… 2017년말엔 나머지 구간 모두 뚫려
인천역은 경인전철과 지하로 연결… 서울로 가는 접근성 크게 좋아져

1977년 인천과 경기 수원을 오가던 증기기관차(왼쪽)와 27일 인천 구간 재개통을 앞두고 있는 수인선 전동열차. 코레일 제공
1977년 인천과 경기 수원을 오가던 증기기관차(왼쪽)와 27일 인천 구간 재개통을 앞두고 있는 수인선 전동열차. 코레일 제공
인천에서 나고 자란 40대 이상은 대부분 어린 시절 경기 수원을 오가던 수인선과 관련된 추억을 갖고 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소래포구에 수산물을 사러 가거나 근처 해안에 나들이 나왔을 때 봤던 협궤열차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이 열차의 궤간(두 바퀴 사이 간격)은 76.2cm. 객실의 통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승객의 무릎이 닿을 정도였다. 그래서 ‘꼬마 기차’로도 불렸다.

수인선 건설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이른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는 1937년 9월 경기 이천, 여주 지역의 쌀과 인천 소래, 남동 지역의 소금을 실어 와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수인선(약 52km)을 개통했다. 광복이 된 뒤에도 1960년대까지 증기기관차가 객차 6량과 화물차 7량을 달고 15개 역을 하루 7차례 운행했다. 1970년대에는 디젤기관차와 번갈아 편성돼 옛 정취를 느껴 보려는 주말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5년 12월 사람들이 버스로 몰리고 매년 적자가 20억 원을 넘으면서 운행을 멈췄다.

일제의 수탈로 시작해 광복이 된 뒤 민족의 애환을 안고 달렸던 수인선의 인천 구간(20.5km)이 다시 개통된다. 2004년부터 약 1조9000억 원을 들여 건설하고 있는 수인선 전체 구간의 길이는 52.8km(기존 안산선 12.4km 포함). 2012년 6월 인천 구간 가운데 1단계로 오이도∼송도역(13.2km)을 1차 개통했다. 현재 각 8량으로 구성된 전동차 12대가 10∼15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다.

2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인천 나머지 구간인 송도역∼인천역(7.3km)을 27일 개통한다. 내년 12월까지 완공할 예정인 한양대역∼수원역(19.9km) 구간 공사가 끝나면 과거 협궤열차가 다녔던 수인선의 구간이 모두 뚫리게 된다.

인천역∼오이도역을 오가는 인천 구간이 개통되면 인천과 경기 서부권 주민들이 편리해진다. 유재영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장은 “수인선 인천 구간의 마지막 종착역인 인천역은 경인전철 인천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중간 지점인 원인재역에서는 인천지하철 1호선을 탈 수 있어 서울로 가는 접근성도 좋다”고 밝혔다.

특히 2단계 인천 구간인 학익(미완공)∼인하대∼숭의∼신포∼인천역 등 5개 역사가 새로 들어서는 옛 도심의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1단계 인천 구간이 개통되면서 열차가 정차하는 역세권(송도∼연수∼원인재∼남동인더스파크∼호구포∼논현∼소래포구∼월곶∼달월∼오이도역)에 대규모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할인점 등이 잇달아 들어서 도시개발사업이 활성화됐다.

신포역 부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영규 씨(52)는 “어렸을 때 방학이 되면 수원의 외갓집을 다녀오던 수인선이 재개통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수인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이 늘어 상권이 예전처럼 되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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