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모교 후배 9명에 ‘정연승 장학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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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교통사고 여성 구하려다 숨진 정연승 상사 기려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숨진 정연승 특전사 상사(당시 35세·사진)의 모교 후배들이 그의 이름을 딴 ‘정연승 장학금’을 받았다.

16일 충주시에 따르면 ‘고 정연승 추모기념비 추진위원회’와 충주시 금가면 직능단체는 최근 정 상사의 모교 후배 9명에게 모두 15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정 상사가 배움의 길을 걸었던 금가초, 중원중, 충주공고 등의 후배들이다. 이번 장학금은 지난해 10월 성금 모금과 재능기부 등을 통해 정 상사 고향인 금가면에 고인의 추모비를 세우고 남은 성금이다.

이성균 정연승 추모기념비 추진위원장은 “추모비 제막 후 남은 성금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의인(義人)이 다니던 모교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따라 고인의 출신 학교 졸업식에서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라며 “비록 금액은 작지만 의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고 고인의 뜻을 다시 한번 기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9공수여단 소속이었던 정 상사는 지난해 9월 8일 오전 6시 40분경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여성(54)을 발견하자 곧바로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 신호를 위반한 채 달려오던 트럭에 치여 숨졌다.

고인은 고교 시절부터 가스충전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형편이 어려운 집안을 도왔고, 누나가 대학에 입학하자 가정형편을 생각해 자신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 고인은 특전사 생활을 하면서도 장애인시설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을 후원했으며 부대 생활에서도 언제나 솔선수범해 부대원들의 귀감이 됐다. LG복지재단은 고인을 제1회 ‘LG 의인상’ 수혜자로 선정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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