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앓던 운전자, 출동 경찰관 두 번이나 들이받으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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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운전자가 출동한 경찰관을 두 번이나 들이받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경찰관을 매달고 도주해 상처를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로 양모 씨(39)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양 씨는 이날 오전 2시 38분 광주 북구 용봉동 사거리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차를 세워놓고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김모 경사(34)를 자신의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100m정도를 달아나던 양 씨는 추격하던 김 경사를 또 한 차례 들이받았다. 김 경사는 삼단봉으로 유리창을 깨고 양 씨를 붙잡았다.

경찰이 곧바로 음주 측정을 했으나 음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양 씨는 경찰에서 “사고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25일) 오후 9시 집에서 클럽 마약(엑스터시)을 먹었다”며 “클럽마약은 수개월 전 누군가에게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양 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검사를 하자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다시 양씨의 머리카락,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부분원으로 가져가 정밀검사를 실시했으나 이번에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양 씨 가족을 상대로 조사해 양 씨가 정신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최근 퇴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양 씨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환각, 환청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운전자들이 현행 적성검사에서는 잘 걸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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