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과 교수, 중고교 교장, 기업체 사장, 지역 정치인 등에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투리 목소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5일 사기 등의 혐의로 김모 씨(55·부산 부산진구)를 구속했다.
김 씨는 23일 오전 11시경 서울 모 대학 박모 교수(57·여)에게 전화를 했다. 김 씨는 수업 중이던 박 교수에게 사투리로 김 대표인 것처럼 목소리를 위장한 뒤 “부산에서 행사를 하고 있다. 좋은 일에 기부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박 교수가 수업 중이니 낮 12시경 다시 통화를 하자고 했고 김 씨는 12시경 다시 전화를 걸다 경찰에 붙잡혔다.
박 교수는 통화 당시 휴대전화에 기록된 공중전화 번호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부산진구의 한 공중전화 부스에서 박 교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던 김 씨를 체포한 것.
경찰이 압수한 김 씨의 수첩에는 대학교수와 광역의회 의원, 호텔 사장 등 60여 명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고 대부분 여성이었다. 이 중 5명으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1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가 20여 범에 달하는 김 씨는 올 초부터 최근까지 이들에게 김 대표인 것처럼 속여 “좋은 곳에 쓸 기부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김 씨는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통화 대상자를 미리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2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자신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김 대표는 “저하고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 주로 여성들에게 전화해 여러 가지 그럴듯한 내용으로 돈을 요구해 송금한 분이 여럿 나왔다”면서 “아마 저한테 확인 안 하신 분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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