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도 “명예도지사 위촉 사기 수배자, 해촉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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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 수배자를 명예도지사로 위촉한 강원도가 뒤늦게 해촉 또는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강원도의 날’ 행사에서 최모 씨(66)를 명예도지사로 위촉하고 폐기물 자원화 사업 지원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본보 보도를 통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최 씨가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격 논란과 함께 최 씨 업체에 대한 기술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도는 업무협약은 유지하더라도 최 씨가 수배 중인 점을 감안해 명예도지사를 해촉 또는 취소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해촉은 명예도지사를 한 기간만큼 경력으로 남지만 취소되면 아예 명예도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큰 차이가 있다. 최 씨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여서 해촉은 별 의미가 없다. 이에 대해 김기홍 도의원(원주2)은 “조례상 도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반드시 취소가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 의원은 제249회 도의회 2차 본회의에서 도정 질의를 통해 “강원도가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최 씨에 대해 면밀한 검증과정 없이 명예도지사로 위촉했고,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은 최 씨 업체와 폐기물 자원화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최문순 지사에게 최 씨와 인연을 맺게 된 경위와 수배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질의했다. 최 지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목사님으로부터 소개를 받았는데 이 목사님은 교도소에 재소자 교화를 위해 갔다가 수감 중이던 최 씨를 알게 됐다”며 “(재소자 신분이었지만) 최 씨가 폐기물 자원화 등 다양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 지사는 “당시 최 씨가 사기 혐의 등으로 복역한 과거 전력은 알고 있었지만 수배 중인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 씨는 2004년 맹물로 연료를 만드는 기계를 발명했다며 투자자 650여 명으로부터 32억 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구속돼 5년 6개월간 복역했다. 또 지난해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현재 검찰에 의해 기소 중지된 상태다.

김 의원은 또 기술력이 확인되지 않은 최 씨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무실까지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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