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된 의리’ 前직장 선후배, 비공개 입찰정보 주고받아 용역낙찰 조작

장영훈 기자 입력 2015-10-13 17:19수정 2015-10-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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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형진휘)는 13일 비공개 입찰정보를 특정업체에게 유출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입찰방해 및 뇌물수수 등)로 한국산업단지공단 투자유치센터장 겸 분양마케팅팀장 오모 씨(52)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오 씨에게 받은 입찰정보로 용역을 낙찰 받은 공단분양 컨설팅 용역회사 대주주 황모 씨(53)와 본부장 이모 씨(55)를 구속 기소하고 대표이사 엄모 씨(61)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해 8, 9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하는 충북 오송, 강원 원주, 울산 등 7개 산업단지의 ‘분양마케팅 실무지원 및 전략기획 종합 용역’ 비공개 서류를 황 씨와 이 씨에게 건네고 입찰을 따도록 도운 혐의다. 또 공단의 입찰선정위원회 평가위원 활동 때 황 씨의 업체에 높은 점수를 주고 10억2000만 원 상당의 용역을 낙찰 받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씨 등은 비슷한 수법으로 2000여만 원 상당의 수의계약도 따냈다. 오 씨는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460만 원을 챙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선후배인 이들은 지난해 5월경 분양전문 컨설팅용역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씨의 도움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용역 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수주 받아 회사를 운영하고 향후 오 씨가 공단을 퇴사하면 채용해주는 조건을 걸었다.

검찰 조사 결과 오 씨는 황 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용역 낙찰을 받도록 하기 위해 입찰마감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비공개 자료를 유출해 제안서를 준비하도록 도와줬다. 다른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접수 조건을 황 씨의 회사에 맞추거나 제안서 마감일을 입찰 10일 전 급하게 공고하는 방법도 썼다. 단독 입찰로 유찰될 가능성이 있으면 LH 출신 후배의 회사가 들러리 서도록 꾸미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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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 씨는 황 씨의 회사에 용역 대금을 많이 주기 위해 당초 6, 7억 원을 책정한 입찰 금액을 16억 원으로 증액하려다가 공단 내부 반발에 부딪히자 11억 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공기관 출신 선후배가 유착 관계를 형성해 부정을 일삼는 구조적 비리를 철저하게 수사해 관행과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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