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인터폰 절도 “은행 냉방하지 않아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4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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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7시 10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은행 현금지급기 코너. 한 남성이 코너에 잠시 머물다 인터폰을 뜯어내 사라졌다. 이 남성은 또 6일 오전 7시 반과 7일 오후 8시 45분 같은 코너에서 인터폰을 뜯어갔다. 남성이 뜯어간 인터폰 3대는 대당 20만 원 정도였다. 이상한 인터폰 절도사건이 반복되자 해당 은행은 112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절도용의자가 은행이 문을 닫은 아침과 저녁시간대에 인터폰을 뜯어가는 것을 밝혀냈다. 형사들은 현금지급기 코너 CC(폐쇄회로)TV에 촬영된 용의자 인상착의를 토대로 잠복근무에 나섰다. 형사들은 11일 밤 네 번째 인터폰 절도에 나선 A 씨(63)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인터폰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절도)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은행 현금지급기 코너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너무 더워 화가 났다”며 “은행이 제대로 된 냉방서비스를 할 때까지 경고 차원에서 인터폰을 계속 떼어가려고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그는 훔친 인터폰을 길거리에서 버리거나 고물상에 줬다고 했다.

A 씨가 현금지급기 코너에 돈을 찾기 위해 갔는지, 아니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은 원가절약 등을 위해 업무시간이 아닌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현금지급기 코너에 냉방을 하지 않고 있다.

광주=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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