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표들 상대로 해외 원정도박 알선 혐의 조폭 구속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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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의 상습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캄보디아 등지에서 한국 기업 대표들을 상대로 100억 원대 해외원정 도박을 알선한 혐의로 폭력조직 영산포파 행동대장 전모 씨(52)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원정도박 브로커 문모 씨(52·구속기소)와 함께 캄보디아 바벳에 있는 라스베가스썬호텔 카지노에 ‘고액 외상 원정도박’을 할 도박자를 유치한 혐의다. 정 씨와 문 씨는 지난해 6월 상장업체 인선이엔티 오종택 대표(54·구속 기소)를 캄보디아 카지노 VIP룸에 동행해 원정 바카라 도박을 알선했다. 딜러로부터 카드를 받아 끝자리 숫자가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바카라’ 도박이 수백차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오 대표는 지난해 6월 7일 오후 2시 50분부터 밤 10시 15분까지 최고 미화 7만 달러(약 7000만 원)까지 베팅하는 등 수백 회에 걸쳐 도박을 했다. 오 대표는 다음날인 6월 8일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3시 23분까지 약 20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과 카지노칩을 제공받아 도박을 했다.

오 대표는 카지노 칩을 빌리면서 전 씨에게 “나는 상장업체 대표라서 카지노 측의 차용증서에 서명할 수 없다. 내가 책임을 질 테니 서명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는 대신 차용증서에 서명을 하고 60억 원 상당의 외국환 금전대차계약을 맺은 혐의도 있다. 전 씨는 이런 방식으로 한국인 원정도박자를 유인한 뒤 카지노 업체에서 수수료를 챙겨왔다.

전 씨와 문 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오 씨에게 도박 빚을 갚으라며 협박하고 정산금 일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올 4월 10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 인근 거리에서 오 씨의 도박 빚 정산 문제로 주먹으로 다퉜다. 결국 전 씨는 “나에게 돈을 준 사실이 강남 바닥에 소문이 파다하던데 형이 이야기한거요”라며 문 씨의 얼굴을 때린 혐의(폭행)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마카오 등지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조직폭력배 12명을 재판에 넘기고 3명을 지명 수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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