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고교 내신 유-불리 진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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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4등급 女우세, 7-8등급 男 압도적
3학년… 수학 강한 자연계 男 내신 상승 많아
최근 4년간 졸업생 25만명 분석

고교 진학을 앞둔 남학생과 학부모는 흔히 차분하고 성실한 여학생에 비해 산만한 남학생들이 내신 경쟁에서 뒤처진다며 남녀공학을 꺼린다. 남녀공학에서는 ‘남학생이 내신 바닥을 깔아준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일까?

입시정보기관 진학사가 2011∼2014년에 대입 모의지원 시스템에 3년 치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입력한 남녀공학 졸업생 25만2316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내신 상위권은 여학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오르는 비율은 남학생이 더 높았다.

계열 구분이 없는 1학년의 성적을 보면 상위권인 1∼4등급대에서는 여학생 비율이 더 높았다. 전체 학생 중 남학생이 43.90%인데, 수도권 대학 수시 학생부 전형에 지원 가능한 1∼4등급대에서는 여학생 비율이 모두 높았다. 남학생 비율이 1등급대는 39.00%, 2등급대는 39.50%, 3등급대는 40.60%대, 4등급대는 43.30%였다. 5등급대 이하에서는 남학생 비율이 높았고, 특히 7, 8등급대에서는 남학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대평가 체제에서 남학생이 내신 하위권을 도맡아 여학생이 유리하다는 통념이 맞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치 성적을 추적해 보면 남학생들이 성적을 더 많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계에서는 남학생들이 수학을 지렛대 삼아 내신을 많이 끌어올렸다.

인문계에서 1학년 때보다 3학년 성적을 내신 한 등급 이상 올린 경우는 여학생 19.75%, 남학생 19.15%로 여학생이 약간 많았다. 그러나 내신 두 등급 이상 상승은 여 3.02%, 남 3.50%로 남학생이 더 많았다. 자연계에서는 남학생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내신 한 등급 이상 상승은 여 5.77%, 남 7.06% △내신 두 등급 이상 상승은 여 0.93%, 남 1.02%로 모두 남학생 비율이 높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여학생은 수업과 수행평가에 성실하게 임하고 게임 등의 영향도 덜 받아서 1학년 때부터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하는 반면 남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체력과 수학에서 강점을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고교 교사들은 여학생이 강세를 보이는 수행평가의 비중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변수로 꼽았다. 김종우 서울 양재고 교사는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수행평가는 1학년 내신에 많이 반영된다. 2, 3학년이 되면 지필고사 비중이 높아지면서 남학생 성적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신성철 서울 강동고 교사는 “수행평가를 거의 안 하는 3학년 때는 내신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 중심의 평가가 되면서 남학생들의 성적이 대체적으로 오른다”고 전했다.

김희균 foryou@donga.com·임현석 기자
#남녀공학#고교#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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