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으로…죽마고우 집 지붕타고 들어가 6500만원 훔친 30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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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비운 시간 6분. 5월 5일 오후 7시 경 임모 씨(33)는 이 짧은 순간 현금 6500만 원을 도난당했다. 밤새 포장마차를 운영하기에 은행에 들를 시간이 없어 옷장에 보관해 둔 돈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골목 입구 설치된 폐쇄회로(CC)TV부터 살펴봤다. 하지만 아무도 오간 흔적이 없었다.

두 달 남짓 시간이 지나 경찰이 검거한 범인은 놀랍게도 임 씨가 초등학생 때부터 알던 친구 조모 씨(33)였다. 어릴 적 이웃집 지붕을 넘어 임 씨의 집으로 놀러오곤 했던 조 씨가 같은 방법으로 침입했던 것이다. 앞 집 지붕을 타고 임 씨 집의 열린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고 조 씨는 경찰에 진술했다.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면장갑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조 씨가 친구의 돈을 훔친 이유는 부족한 도박 자금이었다. 4월 마카오 카지노를 우연히 찾은 조 씨는 8000만 원이 넘는 돈을 땄다가 모두 날렸다. 그 후 도박 중독에 빠졌고 은행 대출은 물론 친구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다 여의치 않자 오랜 친구의 집까지 털게 된 것이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입·출국 내역과 은행거래 내역을 분석해 조 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1일 검거했다. 친구에게 훔친 돈은 이미 도박으로 탕진한 상태였다. 경찰은 조 씨를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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