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4년 소송 끝에 680억 법인세 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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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독일계 펀드와 4년 넘게 소송을 벌인 끝에 법인세 680억 원을 걷게 됐다.

14일 국세청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독일계 투자펀드 ‘TMW펀드’의 페이퍼컴퍼니인 ‘TMW한솔’이 세운 ‘타이거유동화전문 유한회사’가 서울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과세처분 취소 소송에서 “TMW는 한-독일 조세조약에 따른 저율(5%) 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투자가 이뤄진 것은 오로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페이퍼컴퍼니는 발행주식이나 배당소득을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조세조약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TMW펀드는 국내에 ‘타이거유동화전문 유한회사’를 설립해 2003년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형 빌딩을 매입했다. ‘타이거유동화전문’은 2006¤2008년에 빌딩 임대수익 3020억 원을 TMW한솔에 배당 형식으로 지급했고 한독 조세조약 상 세율 5%를 적용해 법인세 137억 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페이퍼컴퍼니의 주체인 펀드의 자금이 100% 독일에서 왔다고 보기 어렵고,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목적이 명백한 만큼 한독 조세조약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타이거유동화전문에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해 세금 680억 원을 물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조약을 악용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조약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향후 유사한 조세소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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