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잡힌 빈차털이, 황당한 표정 지으며…“어떻게 알았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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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0시 반 광주 서구 광천동. 장모 씨(38)가 도로에 주차된 영업용 택시 조수석 유리창에 십자드라이버를 끼워넣자 2,3초 만에 쫙 깨졌다. 그는 택시에 있던 100원, 500원 짜리 동전 3만원을 챙겨 달아났다.

장 씨는 같은 날 오전 6시까지 6㎞를 걸어 이동하며 영업용 택시 10대의 유리창을 같은 수법으로 깨 동전과 1000원, 5000원 짜리 지폐 등 총 30만 원을 챙겼다. 그는 같은 날 오전 6시 반 광주 북구 신안동 편의점 4곳을 돌며 훔친 동전을 지폐로 바꾼 뒤 시외버스를 타고 전남 목포로 달아났다.

전과 15범인 장 씨는 대부분 빈차털이로 실형을 살았다. 그는 2012년 교도소 출소를 한 뒤 농사를 짓거나 뱃일을 하며 범죄를 끊으려했다. 하지만 뱃일 등이 힘들다는 이유로 다시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전문가답게 경찰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았고 범행 이후 시외버스를 타고 타 지역으로 도주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2팀 형사들은 장 씨의 추적 회피 수법을 역이용해 대전과 대구 시외버스터미널에 분산 잠복했다. 형사들은 2일 오전 10시경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장 씨를 발견했다. 장 씨는 검거 순간 “어떻게?”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24일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영업용 택시 253대 유리창을 부수고 현금 2633만 원을 훔친 혐의로 장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장 씨의 범행으로 파손된 택시 수리비는 3795만 원이나 된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는 사납금과 수리비를 포함해 기사들에게 며칠 동안의 일당을 날리는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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