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금천구 우림라이온스밸리에 마련된 ‘무중력 지대’에서 헬스트레이너들이 청년 직장인들을 상대로 스트레칭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서울 금천구의 한 중소 정보기술(IT) 업체에 근무하는 이주현 씨(23)는 요즘 점심시간과 퇴근 후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 있는 우림라이온스밸리 A동 612호다. 빼곡히 들어선 사무실 사이로 ‘무중력 지대’라는 독특한 간판이 붙은 이곳은 젊은이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아 늘 시끌벅적하다.
무중력지대는 서울시가 G밸리에서 일하거나 취업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지난달 29일 마련한 곳이다. ‘자기계발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G밸리 청년근로자들의 오랜 소망이 이뤄진 것이다.
2일 낮 12시 점심시간이 되자 293m² 규모의 공간에 50여 명의 청년들이 줄지어 모여들었다. 이들은 벽 한편을 가득 채운 책꽂이에서 최신 서적을 꺼내 읽거나, 노트북이 놓인 회의공간에서 스터디를 진행했다. 담요가 갖춰진 2층 다락방에선 보드게임을 즐기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간단한 식기와 커피머신까지 갖춘 ‘나눔부엌’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시 차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매주 수요일 저녁 영어강사가 방문해 회화 강좌를 열고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는 근처 피트니스센터 강사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헬스와 스트레칭을 가르친다.
현재 G밸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만2000여 개의 중소기업이 모여 있다. 일하는 청년들만 12만 명 수준. 하지만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이 씨는 “G밸리 입주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라 사원 복지에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이제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으니 매주 같은 꿈을 가진 또래들과 그래픽 스터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중력지대 운영을 맡고 있는 ‘프로젝트 노아’의 박주로 협력사무팀장은 “하루 평균 방문자만 150여 명에 달한다”며 “무중력지대 외에도 G밸리 곳곳의 남는 공간을 찾아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가 최근 G밸리 청년근로자 160명을 대상으로 ‘무중력지대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가’를 물은 결과 △외국어 활용 △컴퓨터 문서작성 △마케팅 아이디어 △업무기획 △외국어학습 △독서·시사토론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시 관계자는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해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중력지대는 월요일 오전 8시부터 토요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운영된다.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운영사무실(02-864-5002)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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