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구/경북]산업폐기물처리 국내 최고… 年매출 200억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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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파워기업]<3> 유성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전문처리기업인 ㈜유성의 중앙연구소(위 사진). 이 연구소는 폐기물 소각 때의 에너지 회수율을 종전보다 20% 이상 높인 소각설비를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유성 제공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전문처리기업인 ㈜유성의 중앙연구소(위 사진). 이 연구소는 폐기물 소각 때의 에너지 회수율을 종전보다 20% 이상 높인 소각설비를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유성 제공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유성(대표 류해열) 정문에 들어서면 ‘칭찬합시다’라는 표지석이 먼저 눈에 띈다. 현관에는 ‘생산증대 및 원가절감의 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표지석과 문구만 보면 서비스 회사나 일반 제조업체로 생각하기 쉽다.

유성은 국내 최고 수준의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다. 단순히 쓰레기를 잘 없애는 회사가 아니다. 유성은 폐기물 처리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2015년 목표를 ‘생산증대’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회사 이재정 중앙연구소장(공학박사)은 “버려지는 폐기물로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해 다른 기업체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부서 명칭도 기존의 ‘폐기물 매립팀’이나 ‘소각팀’에서 ‘에너지 생산팀’으로 바뀌었다.

유성이 설립된 때는 1979년 11월. 환경문제에 둔감했다. 많은 기업체들이 야산이나 하천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버리던 시대였다. 이 상황을 지켜본 류해열 대표(55)의 친형 류성열 회장(64)이 울산석유화학공단 근처 남구 용잠동에 유성을 세웠다. 이후 폐기물이나 공해물질을 적게 혹은 전혀 배출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했다. 당시 거듭되던 실패에 불안해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세운 ‘할 수 있다’는 표지석이 지금도 공장에 있다.

유성이 가장 자랑하는 기술은 국내 최초로 개발해 2010년 상용화에 성공한 ‘공랭식 연소기와 복합 후 처리장치를 결합한 고형연료제품 고효율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다. ‘YEES(Yoosung Eco-Energy System)’로 불리는 고효율 산업용 보일러인 이 시스템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존 기술을 몇 단계 발전시켰다.

가연성(可燃性) 폐기물로 고형(固形) 연료를 만들어 연소기를 통해 소각하고, 이 과정에서 수관식 보일러로 에너지를 회수해 스팀을 생산한다.

이 시스템으로 연간 4만 t의 폐기물을 소각처리하고 24만∼28만 t의 스팀을 생산한다. 생산한 스팀은 바로 옆에 있는 ㈜한국제지에 t당 3만 원을 받고 판매한다. 스팀 판매 수익금은 연간 70억∼80억 원 안팎. 한국제지도 기존 t당 7만 원 안팎인 벙커C유 대신 스팀을 쓰면서 연료비를 절감하고 대기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게 됐다.

‘YEES’는 폐기물 소각 때 에너지 회수율을 종전보다 20% 높은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 기존 설비와 달리 신기술을 적용해 설치면적을 줄이고 운전하기 쉽게 만들었다. 유성은 이 성과로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2011년 6월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인증’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연간 30억 원 이상의 연료비 절감효과는 물론이고 연간 2만 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각설비가 필요한 국내외 대기업 등이 잇따라 주문하고 있다. ‘YEES’는 특허 13건과 소프트웨어 저작권 1건이 등록돼 있다.

유성이 국내 최고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된 배경에는 1994년 11월 문을 연 중앙연구소의 힘이 크다. 폐기물 처리 전문가 12명이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 덕분에 2006년 9월 낙동강 유역 환경청 환경컨설팅업체 1호로 등록된 데 이어 2010년 3월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만 연간 2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성은 폐기물 매립장에서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하이드레이트 추출 기술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원천기술을 포함해 국내특허 22건과 국제특허 4건을 보유하고 있다.

유성은 장학회를 통해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소외계층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회사 설립자인 류 회장은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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