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세대, 역사상 가장 위대”…파독 근로자 송년회장 채운 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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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가서 나라를 이렇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다니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이젠 (뭔가를) 싫어하거나 속상한 마음이 생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물리칠 거예요.”

2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파독협회, 파독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 대한민국감사위원회가 마련한 ‘파독 51주년 기념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감사 송년회’에서 청소년감사봉사단 초등생 대표인 심민영 양(8), 한영욱 군(7)이 함께 단상에 올라 이런 편지 내용을 또박또박 읽었다. 행사는 1963년 파독 근로자가 처음 파견된 지 51주년을 맞이해 열렸다.

행사장에는 파독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들과 초중고 대학생들을 비롯해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청춘을 바쳐 독일에서 일했던 파독 근로자들은 어느새 세월이 흘러 머리가 하얗게 세고 얼굴에 주름이 생긴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 있었다. 심 양과 한 군이 “저희들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라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용기있게 헌신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자 이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24)는 단상에 올라 “동서고금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세대를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우리나라의 건국세대라고 답할 것”이라며 “선배님들께서 보여주신 근면 성실 희생정신 등 빛나는 결과물들은 후손들이 영원히 가슴에 새기고 감사해야 할 만고의 귀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겸손한 마음으로 정진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자유롭고 정의롭게 만들겠다”고 말한 뒤 큰절을 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파독 근로자들에게 부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감사 편지를 낭독했다. 학생들과 파독 근로자들 간의 대화 시간에서 서울과학고 1학년 박상준 군(16)이 “오늘 편지를 받은 소감을 말씀해달라”고 하자 김현진 한독간호협회 수석부회장(66·여)은 “독일에 가서 열심히 살기를 잘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미안한 마음, 미운 마음은 오래 가지만 감사한 마음은 굉장히 짧게 간다고 하더라. 저나 여러분이나 전부 다 같이 감사하는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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