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법조계 “창원발 IT 업무혁신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4일 03시 00분


강민구 창원지법원장 변화 주도
7월부터 판사-직원대상 특강 운영… 재판과정에 ‘음성인식’ 등 IT 활용
“작은 몸짓이 사회변화 일으킬것”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왼쪽)이 10일 판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인터넷의 미래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경남신문 제공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왼쪽)이 10일 판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인터넷의 미래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경남신문 제공
‘수불석전(手不釋電)’
강민구 창원지법원장(56·사법시험 24회)은 “법관인지 IT(정보기술) 전도사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변에서는 ‘컴퓨터의 달인’인 그를 수불석권(手不釋卷·손에서 책을 놓지 않음)이라는 4자 성어에 빗대 수불석전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컴퓨터를 달고 산다는 의미다.

강 원장이 창원지법에 부임한 지 9개월여 만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법정 안팎을 작품으로 ‘도배’한 예술법정은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예술법정과 함께 그가 투트랙으로 힘껏 추진해 온 ‘IT 업무혁신’도 자리를 잡았다. 그는 7월 14일부터 IT 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IT MIND UP, 열려라 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효율적이고 신뢰받는 사법서비스를 위해서는 IT의 활용과 접목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황정아 네이버 보안팀장, 김대환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김진형 KAIST 교수, 천주욱 창의력연구소장, 임완수 커뮤니티매핑 전문가 등이 차례로 특강을 했다. 판사와 직원들은 스마트폰 활용법에서부터 IT산업과 IT생태계, IT를 이용한 혁신, IT산업의 미래 등을 공부했다. 원장의 관심사항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변화에 적응하려는 열의가 높아 특강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이달 10일엔 4개월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강 원장이 ‘공직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의 미래’를 강의했다.

창원지법 형사 4부 차영민 부장판사는 최근 김해여고생 살해 암매장 사건 공판에서 파워포인트를 활용했고 형사1부 문보경, 민사2단독 고홍석, 파산부 전대규 부장판사 등도 파워포인트와 스마트폰의 ‘에버노트 음성인식’ 기능을 재판에 활용하고 있다. 형사3부 권창영, 민사5부 이일염 부장판사도 복잡한 내용을 재판 당사자들에게 파워포인트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팔을 다친 민사부 김현주 판사는 스마트폰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판결문을 썼다. 중앙부처를 비롯한 다른 공공기관들도 창원지법의 IT교육을 따라 하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창원지법 최문수 공보판사는 “IT 접목 이후 재판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기능이 훨씬 향상됐고 업무 효율도 올라갔다”며 “얼리 어답터인 강 원장의 열성이 창원지법을 ‘IT 1번지’로 바꿔놨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23일 “우리의 작은 몸짓이 국가와 사회의 큰 변화를 일으키는 불쏘시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법조계#창원#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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