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고시합격 ‘Big4’… 입법·사법·행정 분야 동문들 맹활약

  • 동아일보

국가고시 뛰어난 성과 자랑… 행정고시 14명·사법고시 21명
2014년 합격자 배출 기록…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이어 4위권
‘공대가 강한 대학’ 넘어서 정치권·공직에 동문 다수

한양대는 각종 국가고시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함께 ‘빅(Big) 4’ 체제를 이뤘다. 각 대학 간에 자존심 경쟁인 고시 합격생 수에서 한양대는 매년 재학생과 졸업생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며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전년에 비해 합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공대가 강한 대학으로 알려졌지만 입법, 행정, 사법 등 정부기관과 국회 등에도 많은 동문이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특히 고시에 합격해 법조계, 입법분야, 경제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양대 동문들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중요한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고시에 강하다
한양대는 올해 행정고시 합격자 14명을 배출하며 사상 최초로 합격자 수가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지난해는 7명을 배출해 대학별 순위에서 6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그보다 두 배의 합격자를 내면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가장 어렵고 경쟁이 심한 재경직에도 3명의 합격자를 냈다. 이처럼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부 각 분야에 진출한 동문들은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시의 ‘꽃’으로 꼽히는 사법고시에서는 총 21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성균관대와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최근 사법고시 제도가 축소됨에 따라 정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한양대는 꾸준히 4, 5위를 차지하며 위상에 변함이 없다. 예비 판사로 통하는 로클럭(재판연구원 또는 판사후보자) 합격자 중 한양대 출신은 6명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한양대는 예전부터 법조인 양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동문들이 꾸준히 법조계로 진출해왔다.

기술고시는 13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전체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특히 한양대 ERICA 캠퍼스에 재학 중인 정성욱 씨(전자통신공학과)가 전체 수석을 차지하는 등 ERICA 캠퍼스는 4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한양대 출신은 기술고시 분야에서 타 대학에 비해 독보적인 성과를 내며 학교의 위상을 높였다.

‘경제고시’로 통하는 공인회계사(CPA)는 67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사법이나 행정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재학생과 졸업생의 진출이 활발한 것. 특히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지난해에 11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데 이어 또 두 자릿수 합격자를 배출했다. 한양대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는 2010년 59명(6위), 2011년 54명(6위), 2012년 71명(5위), 지난해 67명(4위)으로 순위가 상승 추세다.

법원행시 2차 합격자 12명 중 한양대 출신은 4명이다. 서울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2명씩 합격자를 배출한 것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치다. 법원행시는 전체 합격자 수가 적기 때문에 한양대 측은 “소수정예 합격의 저력이 남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리사는 19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35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2위에 올랐지만 지난해는 다소 주춤했다.

입법고시 부문에서도 한양대는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 제30회 입법고시에서 한양대는 3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서울대(7명), 연세대(4명)에 이어 고려대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명이 합격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합격자가 크게 늘었다.

정치권-공직에도 동문들 활약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공과대학이 강해 ‘한양공대’라는 이름으로 익숙하게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치권과 공직에도 댜수의 동문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 사법, 입법 등 각자의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동시에 후배들의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청와대와 정부 1급 이상 부처 공무원, ‘파워엘리트’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 중 한양대 출신은 총 20명을 차지해 서울대(109명), 연세대(27명), 고려대(25명) 출신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이 자료는 청와대와 중앙부처(대통령 경호실과 국가정보원 제외)의 1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310명을 분석한 것. 국가고시에서 ‘빅4’ 체제를 굳힌 한양대가 정부 고위직에서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빅4’체제를 구축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 1급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54명 중 한양대 출신은 4명이었다. 서울대에 이어 경북대와 함께 두 번 째로 많은 수. 홍남기 기획비서관(행정학과 80학번), 김경식 국토교통비서관(경제학과 80학번), 양성광 과학기술비서관(화학공학과 79학번), 이재만 총무비서관(경영학과 85학번)이다. 이처럼 청와대 요직에 한양대 출신이 다수 기용된 것은 한양대 출신들이 그동안 보여 온 업무능력이나 경쟁력이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256명 중에는 한양대 출신이 16명으로 서울대(90명), 연세대(24명), 고려대(20명), 성균관대(17)의 뒤를 이었다.

한양대 출신은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7명의 한양대 출신 국회의원이 19대 국회에 진출한 것. 4선의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 등이 있다. 경영학과 출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당대표를 맡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근 각종 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양대 출신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정당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한 축을 움직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한양대 출신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법대 출신의 박보영 대법관은 2012년 사상 3번째로 여성 대법관에 올랐다. 박 대법관은 광주지법과 서울가정지법 부장판사를 지냈으며 20년간 법원에 몸담고 있다. 박 대법관은 다문화 가정이나 성폭력 피해 여성 돕기에 나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고위 법조인 가운데 김주현 광주지법원장, 노태악 서울고법 부장판사,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한양대 출신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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